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은 살아 있는 물이다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5 조회수562 추천수7 반대(0) 신고

굿모~닝! 바쁘다 바뻐...

가벼운 저의 글을 이 곳 묵상방에 올려도 되나 매일 매일 고민을 하면서도 또 미사를 다녀오면 신이 나서 글을 쓰는 제가 우습습니다. 오늘은 미사에서 우리 주님은 살아있는 생명의 물이라는 말씀을 들었거든요. 그래서 물과 관련된 어릴적 추억담도 생각나고 아침에 수영을 하면서 물속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며-저는 수영이 나는 것처럼 생각되요. 물론 헉헉 대며 숨을 자주 내쉬어야 하나 물속에서는 적어도 날고 있거든요.- 과연 물은 무엇일까 하는 깊지는 않으나 얕은 묵상을 하였습니다. 집에 가면 얼른 글을 써야지 하고 바삐 서둘러 집으로 왔어요.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저는 여름만 되면 강가로 거의 매일 물놀이를 다녔어요. 막내이다 보니 위로 언니와 오빠 그리고 언니 오빠 친구들을 따라서 산으로 들로 강으로 놀러 다니던 것이 어릴적 기억의 대부분입니다.

어린 걸음으로 종종거리며 언니 오빠를  따라 꾀나 먼 길이라 느꼈지만 여름 방학이 되면 매일 그렇게 흐르는 물을 찾아 놀러 갔어요. 물놀이 가던 곳 중에 두 곳이 지금도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만큼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한 곳은 선녀가 와서 목욕이라도 하고 갈 것 같이 숲속 깊숙이 숨겨진 곳으로 제법 깊은 물이 고여 있는 작은 연못이었고 다른 한 곳은 야트막하게 흐르는 강가였어요. 다슬기를 가득 잡아 와서 삶아 먹는 재미도 좋았고 물고기는 너무 쨉싸서 어린 제가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물고기를 잡았던 기억은 별로 남아 있지 않아요. 하지만 커다란 돌맹이를 살포시 들면 후다닥 놀라 달아나던 물고기를 보며 재미있어하던 기억만 있지요.

암튼 여름 한나절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우리 삼남매는 엄마가 주시는 사과 하나씩을 가지고 동네 친구들을 모아 물가로 갑니다. 사과를 던지고 그것을 목표지점으로 열심히 헤엄을 쳐가서 사과를 잡고 또 던져서 헤엄쳐가는 놀이를 실컷 하다가 힘도 들도 배도 슬슬 고파질 때면 옷을 갈아 입고 집으로 옵니다. 조금은 생채기가 난 사과를 아삭 아삭 베어 먹으며 오는 길이 얼마나 신나고 맛있었나 몰라요. 허기를 채워주던 달콤한 내 주먹만한 사과...가끔 사과 껍질을 깍지 않고 베어 먹을 때면 어느새 햇볕에 그을려 까매진 시골 여자아이가 재잘거리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길에 서 있곤 합니다.

오늘 벳짜다 강가에서 38년간이나 아파서 잘 움직이지 못하는 병자를 주님께서 말씀으로 고쳐주신 이야기와 1독서 에제키엘 예언서에서 천사가 에제키엘 예언자에게 보여주신 주님의 집을 묘사하는 곳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물을 보며 어릴 적 추억에 잠겼습니다.

물을 좋아하고 물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지금도 깨끗한 물만 보면 첨벙 뛰어들고 싶은 마음은 어려서 물과 친해져서 그런가 봅니다.

물은 깨끗합니다. 더러움을 씻어내고 깨끗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물의 속성입니다. 물은 순명합니다. 물은 결코 거슬러 올라가지 않습니다. 동쪽으로 서쪽으로 주님이 정해준 길을 따라 묵묵히 흘러가고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나게 합니다. 나무는 온갖 과일을 맺고 잎은 시들지 않습니다. 과일은 생명의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고 합니다.

주님의 성전에서 나오는 살아 있는 물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의 몸에서 나온 물이 당신의 피와 함께 우리에게 매일 흘러 들어옵니다.

저도 물이 되고 싶습니다. 생명을 주는 살아있는 물. 주님 말씀의 물...더럽혀지지 않고 깨끗함의 본성을 늘 지니고 어디든지 당신께서 흘러가라 하시면 흐를 수 있고 어느 곳에서든지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땅으로 스며들어 나무를 자라게 하고 꽃을 피울 수 있는 당신의 생명을 가진 물이 되고 싶다면 큰 욕심일까요?

언젠가 무슨 까닭인지는 모르나 친구가 태양, 불, 물, 나무, 흙 등 자연을 대표하는 사물에서 하나를 고르면 '너는 물과 같은 사람이다' 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뜬금없는 그 말에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흘려 버렸는데 이제는 저 스스로 물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그래서 주님 생명의 물을 사랑하고 더 마시고 싶고 마음으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살아 있는 물인 주님과 주님의 말씀을 마시고 당신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며 사는 오늘이 축복입니다.

아침에 글을 쓰다 약속이 있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점심도 함께 하고 이야기도 나누다 돌아와서 글을 끝맺음 합니다. 한국에 새 날이 시작되기 전에 그 전날 말씀을 묵상한 것이라 빨리 올려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서 그냥 올립니다.

시작하는 새날에도 살아 있는 생명의 물인 주님으로 인해 목마르지 않은 하루 되시길 빕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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