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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종" - 3.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5 조회수471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3.25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이사7,10-14;8.10ㄷ 히브10,4-10 루카1,26-38

                                                              
 
 
 
"주님의 종"
 


복음 묵상 중 복음 말미
‘주님의 종’이라는 말마디가 친근감 있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인간에게 주어질 수 있는 칭호 중 가장 아름답고 영예로운 칭호입니다.
 
성모 마리아뿐 아니라 수도자는 물론
진정 주님을 믿는 모든 이들이 ‘주님의 종’입니다.
 
하여 성모 마리아는 믿는 모든 이들의 모범입니다.
 
‘주님의 종’, 이게 진정 믿는 이들의 신원입니다.
 
‘주님의 종’ 결코 막연한 말이 아닙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의 말씀에,  
주님의 진리에 순종하는 말씀의 종, 진리의 종이 바로 주님의 종입니다.
 
과연 ‘주님의 종’으로 살고 있는 지요?
 
혹은 ‘세상의 종’으로 살고 있는지요?
 
주님을 잊어버리면 십중팔구 세상의 종 되어 살게 됩니다.
일에, 삶에, 재물에, 명예, 권력에 매여…,
자유를 잃고 근심 걱정 중에 세상의 종으로 사는 이들 얼마나 많은지요!
 
주님의 종으로 살 때 자유인의 삶이지만
세상의 종으로 살 때 노예의 삶입니다.
 
주님의 종으로 살 때 몸과 마음의 건강이지만
세상의 종으로 살 때 서서히 망가져가는 몸과 마음입니다.
 
과연 누가 ‘주님의 종’입니까?


작은이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은 크고 똑똑한 이를 당신의 종으로 부르시는 게 아니라
마리아처럼 작은이를 당신 종으로 부르십니다.
 
참으로 눈 밝은 주님은
다음 복음의 서두 말씀에서 보다시피
당신의 종, 작은이 마리아를 찾아 두메산골 나자렛을 방문하십니다.

‘그때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였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불가의 말도 있듯이
수도원을 지키는 것 역시 크고 똑똑한 잘 난 수도자들이 아니라
묵묵히 자기 자리에 충실한 작고 어수룩한 수도자들입니다.
 
이게 바로 성소의 신비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작은이가 상징하는바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입니다.
 
다음 주님의 말씀을 잘 기억하실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실제 가난하고 겸손하셨던 주님이셨습니다.
 
잘 들여다보면 겸손과 가난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한 실재의 양면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한 가난한 자가 바로 겸손한 자이기 때문입니다.
 
진정 주님의 종이 되려는 사람,
마리아처럼 가난하고 겸손하신 주님을 닮아
작은이가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깨어 주님의 말씀을 듣는 이가 주님의 종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가난하고 겸손할 때 비로소 깨어 있게 되고,
깨어 있을 때 가난하고 겸손한 작은이로 살 수 있습니다.
 
깨어 있지 않으면 탐욕과 교만이 그의 마음을 점령합니다.
 
늘 깨어 작은이로 살았던 마리아는 침묵 중에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마리아의 진가를 인정한
주님의 천사의 참 기분 좋은 말씀에
마리아는 일순 놀랐지만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합니다.
 
관상가로서 마리아의 진면목이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침묵 중에 깨어 잘 듣는 마리아에게
모든 것을 털어 놓으시는 주님의 천사 가브리엘입니다.
 
얼마나 하느님께 신뢰를 받은 마리아인지요.
 
마리아처럼 늘 깨어
침묵 중에 주님의 말씀을 듣는 이가 진정 주님의 종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종으로서 자기의 신원을 아는 이가 주님의 종입니다.

수도자는 물론 진정 믿는 이들의 신원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종으로서의 신원의식이 확고해야 방황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불안과 두려움 중에 방황하는 이들
신원 의식의 뿌리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처럼 깨어 가난하고 겸손하게 살며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 또렷해지는 주님의 종으로서의 정체성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복음의 백미인 마리아의 고백을 통해
그의 확고한 신원의식을 깨닫게 됩니다.
 
마리아의 순종을 통해
이사야의 예언이 실현되어
임마누엘 구세주 예수님을 선물로 받은 우리들입니다.
 
모전자전이라
주님의 종으로서 평생 삶을 요약한 다음 히브리서 예수님의 고백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심중을 잘 헤아려
그분의 뜻대로 사는 이가 진정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의 종으로서 자각이 깊어갈 수록
함께 가는 겸손과 순종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우리 역시
주님의 종으로서 ‘하느님의 일’인 기도를 통해,
또 형제들을 섬김으로 주님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알고 보면 우리의 모든 수행들은
주님의 종으로서 주님을 섬기는 방편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일에 영광 받으소서.’
베네딕도 규칙에 나오는 말씀을 통해
주님의 종들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는
바로 ‘하느님의 영광’ 임을 깨닫게 합니다.


‘주님의 종’ 성모 마리아님은
수도자는 물론 믿는 모든 이들의 모범입니다.

성모 마리아처럼, 가난하고 겸손한 작은이가 주님의 종입니다.
 
늘 깨어 침묵 중에 주님의 말씀을 듣는 이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종으로서
확고한 신원의식을 지니고 사는 이가 진정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종으로 살 때 안정과 평화요 자유롭고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성모 마리아와 함께 주님의 종으로서
우리의 신원을 확고히 하는 시간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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