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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스님이 고쳐 준 묵주 . . . . . [이현철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6 조회수1,122 추천수10 반대(0) 신고
 
 

 

   한번은 
   지하철 전동차에 앉아있는 많은 승객들 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할머니가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가톨릭신자인지 연신 묵주를 가지고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그 할머니와 좀 멀리 떨어져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전동차에서 신자들을 만나면 예외없이, 
  "아이고 신부님, 여기 앉으십시오." 하며 
   제게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헌데 어느 지하철역에서 풍채가 좋고 코가 빨간 스님이 한 분    
   들어오시더니 그 할머니 옆에 점잖게 앉으셨습니다. 
   그리고 마치 그 할머니와 경쟁이라도 하듯이 
   굵은 염주를 가지고 기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건너편에서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분들도 있었지만 
   젊은 아가씨들은 신문지로 얼굴을 가리며 
   키득키득 웃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스님이 갑자기 염주를 놓고 
   할머니에게서 묵주를 건네받고는 
   묵주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사람들 틈에 숨어 
  '도대체 이 스님이 무엇을 하시나?' 하고 가까이 접근하여 살펴보니
   그 스님은 할머니의 끊어진 묵주를 고쳐주고 계셨습니다. 
 
   순간 저는 너무나 고맙고도 부끄러웠답니다. 
   그 할머니가 그 끊어진 묵주를 고치려고 애를 쓰고 계시는 것에 
   사제로서 너무 무관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묵주를 고쳐주신 스님께 감사를 하며 
   레지오수첩까지 보이시며 묵주기도를 가르쳐주고 계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마 이젠 그 스님은 큰 염주로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나무 관세음 보살!" 하고 
   기도하실 것 같아 너무나 재미있고 또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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