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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8 조회수505 추천수9 반대(0) 신고
 
 

예수님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 -윤경재

 

“저분은 참으로 그 예언자시다.” “저분은 메시아시다.”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성경에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그리고 다윗이 살았던 베들레헴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군중 가운데에서 예수님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너희도 속은 것이 아니냐? 최고 의회 의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그를 믿더냐? 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자들이다.” “우리 율법에는 먼저 본인의 말을 들어 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고 난 뒤에야, 그 사람을 심판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요한 7,40-53)

 

 성전에서 드러나게 소리쳐 외치시는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모두 한 마디씩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기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라졌습니다. 모세가 예언했던 그 예언자로 받아들이기도 했고, 메시아로 인정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예수의 말을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고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어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그냥 소화시키기엔 불편한 음식을 삼켜 목구멍에 걸린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심중을 감추고자 출신성분으로 핑계를 대며 예수를 무시하였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무엇인가 반응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나 놀라운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군중은 모두 예수에게서 자신들의 내면을 휘젓는 위력을 느꼈습니다. 체포 명령을 받은 성전 경비병들조차 함부로 덤벼들지 못할 경외심을 느꼈습니다. 수석 사제와 바리사이들은 더 심각했습니다. 예수의 칼끝이 자기들을 겨누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소리쳐 외치는 예수는 유대인들에게 거울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찌 들으면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5,19)라는 말씀을 들으면 아닌 것도 같고 헷갈렸습니다.

  그들은 예수의 모습과 선언이 자신들의 무의식 세계를 비추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저 왠지 거북살스럽다고 느꼈습니다. 급하게 먹은 밥이 체한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예수를 통해 감추고 싶었던 치부가 드러나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이 치부를 더 크게 받아들이는 사람일수록 예수를 무시하고 없애고 싶었습니다. 자기를 무화(無化)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태껏 공들여 쌓고 누려오던 혜택의 단물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인간에게 가장 원초적인 두 감정이 지금 부닥치고 있었습니다. 사랑과 두려움이 만나 서로 대립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6,20)라고 하시며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과 무엇인가 잃을까 두려움에 떨면서 꽁꽁 숨으려 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마주쳤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사람들 안에 감추어진 두려움의 본능이 사랑의 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사랑의 힘을 쉽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들은 지고 싶지 않은 그 본능을 살짝 바꾸어 핑계를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군중이 율법을 모른다는 핑계를 대었습니다. 사실 그들의 행동이 율법에 더 어긋나는 것도 모르는 채 말입니다. 침착하고 현명한 니코데모가 제대로 된 율법 조항을 대니 이제는 예의 그 출신성분을 핑계거리로 들이대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어서 죄에 빠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도 바리사이들처럼 사랑이냐 두려움이냐 하나를 선택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선택이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선택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묵상해보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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