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빵드세요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9 조회수513 추천수7 반대(0) 신고
지난 주에 남편이 인터넷 쇼핑을 열심히 하더니 떡하니 빵만드는 기계를 주문했나 봅니다. 몇일 전에 소포로 도착 했어요. 오클라호마에 다른 가족들과 놀러 갔을 때 어떤 언니가 만들어 온 식빵을 맛있다고 먹고 어떤 제빵기인지 꼬치꼬치 물어보더니 급기야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저보다 쇼핑을 더 좋아하는 남편입니다. 그리고 빵도 좋아하고요.
 
재료를 넣어 놓으면 저절로 식빵이 만들어지니 신기하긴 합니다. 10여년 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그당시 한국은 오븐이 보편화되지 않았으나 빵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의 식생활 때문에 모든 집에 오븐이 있었지요. 신기하고 또 오븐으로 어떤 요리를 할까 요리책을 보며 이 궁리 저 궁리하던차에 한국의 빵가게에 가면 흔히 있는 빵이지만 이곳에서는 못 먹는 빵 굽는 레서피를 찾아 열심히 빵을 만들었어요.
 
소보루빵, 단팥빵, 슈크림빵, 파운드 케잌, 치즈케잌, 생크림케잌, 각종 쿠키 등…어떤 때는 빵이 돌처럼 딱딱해지기도 하고 생크림이 녹아 흘러 내리는 이상한 모양의 케잌을 먹기도 하고 암튼 시행착오를 겪으며 빵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한국에선 동네 모퉁이의 빵가게에서 늘 사먹던 빵이 이곳에서는 먹을 수가 없으니 그 당시는 열의를 가지고 이 빵 저 빵 만들어 먹으며 좋아하곤 했어요.
 
그런데 그 열의도 시간이 가면서 시들해지고 큰 도시로 이사를 가니 한국 마트안의 한 코너에 빵가게가 있어 언제든지 다양한 종류의 맛있는 빵을 사 먹을 수 있게 되니 힘들여 빵을 만들지 않아도 되어 좋아라 했지요.
 
남편의 빵에 대한 열의로 이제 다시 편리하게 빵을 만들 수 있는 제빵기를 마련하였습니다. 밤마다 재료를 넣고 아침이 되면 따끈 따끈한 빵이 만들어지도록 세팅을 해 놓습니다. 아침이 되면 따끈하고 솜살같이 보송 보송한 식빵의 향기를 맡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저의 아침을 깨우는 또 하나의 기쁨입니다.
 
빵은 기계가 만드는데 아이들은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로 요리도 잘 하고 빵도 잘 만드는 요리사야.”라고 칭찬을 해 주니 기분이 더욱 좋습니다. 제빵기가 받을 칭찬을 뭐 제가 받고 있는 거지요.
 
이렇게 매일 따뜻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고 먹으며 저는 또 제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하느님 말씀의 빵을 생각해 봅니다.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는 성서 구절도 생각이 납니다. 빵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밥과 같은 없어서는 안될 주식이지만 그 빵보다 주님이 주시는 생명의 말씀인 빵을 매일 매일 먹지 않으면 영혼에 허기가 지고 우리는 쉽게 좌절에 빠지기도 하고 마치 주님이 안계신 듯 느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지는 불과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지만 이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몰라요. 말씀을 읽고 신부님과 다른 분들의 묵상을 통해 쓰여진 글에서 도움을 받고 또 스스로 가볍기는 하나 나름대로 묵상해보며 시작하는 하루가 행복입니다.
 
그 묵상이 미사로 이어지며 주님의 성체가 말씀과 함께 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큰 감동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어리석은 사람들이 예수님이라는 진리를 보았을 때 나타내는 행동을 보여줍니다. 소위 지식인이고 신앙인이라고 자부하던 그 당시의 사람들은 율법에서 이유를 찾고 성서에서 근거를 찾아 주님이 메시아가 아님을 증명하고 자신들을 합리화하려고 합니다. 부정은 더 강한 긍정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최고 의원들이나 바리사이들도 예수님을 부정하지만 그들도 주님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악의 세력이 그것을 인정하지 않도록 방해를 할 뿐입니다. 
 
우리는 늘 어떤 현상을 보고 사건을 대할 때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지를 구별하는 지혜를 하느님께 구해야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이 미운 것이 아니라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하는 악의 세력이 얼마만큼 크게 작용하는 지를 직관하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혜를 하느님께 구하고 어떻게하면 악의 세력을 물리칠 수 있는지 주님께 구해야합니다. 오직 우리 주 하느님 한분만이 악의 세력을 물리칠 수 있는 크시고 전능하신 분이시니까요.
 
제가 빵이야기하다가 또 샜습니다. 암튼 제가 만든 빵 아니 제빵기가 만든 빵과 제가 만든 딸기잼 발라서 맛있게 드세요.
 
오늘도 주님의 빵인 말씀과 성체를 마음에 모시고 그리스도인답게 품위 있게 살아가는 하루가 되어요.
 
글 읽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주님 안에 행복한 날 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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