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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30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30 조회수983 추천수17 반대(0) 신고

 

3월 30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 요한 8,1-11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어처구니없는 사랑>


   날씨가 풀리면서 겨울 내내 기다리고 있었던 낚시꾼들의 마음이 설레기 시작합니다. 목표하는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합니다. 좋은 낚싯대, 좋은 장소, 적당한 물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좋은 미끼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역시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란 대어(大魚)를 낚기 위하여 별의 별 방법을 다 동원합니다.


   그들이 예수님 앞으로 끌고 온 여인은 바로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한 미끼였습니다. 더 이상 좋은 수 없는 미끼인 그 여인을 잡기 위해 그들은 아마도 몇날 며칠 밤을 지새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 앞에 내팽개쳐져 고개를 푹 떨어트리고 엎드려있던 여인, 참으로 가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치 사냥꾼 앞에 선 힘없는 한 마리 노루와 같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죽음뿐입니다.


   마치 노련한 파파라치들처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작전이었기에, 워낙 촘촘한 그물망에 걸린 그녀였기에 아무리 애를 써도 달아날 방법이 없었습니다. 꼼짝달싹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공개처형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상황 앞에 그저 체념하고 있었습니다.


   그 여인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순간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향해 던지는 말씀 한번 들어보십시오. 정말 기가 막힌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살기등등했던 적대자들에게 그야말로 KO 펀치 한방을 날리시는 멋진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죽음의 올가미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던 여인에게 생명을 되찾아주는 구원의 말씀입니다.


   그 말씀 끝에 사람들은 한 명 한 명 떠나가고, 결국 텅 빈 성전 마당에는 예수님과 여인 단 둘만 남게 됩니다.


   회심의 대표주자 아우구스티누스 성인께서는 이 순간에 대해서 참으로 아름답고 적절한 주석 하나를 남겨주셨습니다.


   “모두가 다 빠져나가고 오직 둘만 남았다. 우리 모든 인간을 대표하는 비참한 여인과 하느님의 자비 둘만 남았다.”


   그 순간은 죄인인 우리와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이 온전히 합일하는 은총의 순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은 늘 느끼는 바이지만 무한정입니다. 너무나 무한정이어서 때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너무나 엄청난 사랑입니다. 너무나 바보 같은 사랑입니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사랑입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하느님의 사랑에 힘입어 여인이 살아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바보 같은 사랑으로 인해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똑같은 말씀을 우리에게 반복하고 계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21번 / 한 많은 슬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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