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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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늦은 주일 복음묵상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30 조회수495 추천수9 반대(0) 신고
오늘 주일 학교 아이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에서 눈물 콧물 있는대로 흘린 챙피한 이야기지만 은혜로왔던 미사 이야기를 해 드릴께요.
 
주일학교 아이들과 함께 드리는 영어미사에서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가끔 돌아가면서 강론을 해요. 본당 신부님과 캐서린 수녀님께서 주로 강론을 하시지만 가끔 두어 달에 한 번 꼴로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강론을 하도록 신부님께서 방침을 내리셔서 저희는 그렇게 따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주일학교 1,2학년 담당인 마르셀라 선생님께서 강론을 해주셨는데 선생님의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할머니께서 7년전에 돌아가셨지만 그 당시는 한국에 가서 임종을 뵙지 못했다고 합니다. 작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어머니께서 그동안 간직하고 계셨던 손녀를 위한 할머니의 사랑의 편지와 실뭉치를 전해 받은 이야기를 들려 주셨어요.
 
할머니께서는 선생님이 초등학생일때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에 유방암으로 한쪽 유방을 절제하였는데 선생님이 어렸을 적에 시골에서 할머니께서 서울로 올라오셔서 함께 목욕탕에 가면 그게 그렇게 어린 눈에는이상했었다는 이야기와 나중에 암이 온몸에 재발하여 결국은 7년 전에 돌아가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암이 재발하고 온몸으로 전이되어 할머니 당신께서 이미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손자 손녀를 위해 선물과 편지를 준비하셨다고 해요. 그것은 다름아닌 각각 손자, 손녀를 위해 실뭉치 하나씩과 사랑하는 손녀인 마르셀라가 건강히 오래 살기를 소망한다는 사랑의 편지였다고 했어요. 실뭉치는 직접 가져와서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보여 주셨어요.
 
할머니의 손자, 손녀에 대한 사랑을 얘기하며 오늘 복음 말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주님도 당신께서 돌아가실 때를 미리 아시고 당신의 죽음을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신다고 연결하여 우리를 향한 크나큰 사랑을 가진 우리 주 예수님의 모습을 강조하며 결론을 내셨지요.
 
죽음의 때를 준비하는 할머니의 모습과 죽음을 아버지의 영광을 위한 때임을 아시고 당신이 어떻게 죽임을 당하실지 예견하는 복음 말씀의 내용이 오버랩 되면서 저는 할머니의 마음에 품은 자식들을 향한 사랑과 주님 당신께서 우리를 향해 마음에 품은 지극한 사랑에 눈물을 펑펑 쏟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혈연으로 맺은 사람의 사랑도 이렇게 지극한데 우리를 만드신 하느님 아버지 당신의 우리에 대한 사랑은 얼마만큼인지 과연 우리는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강론을 하시는 선생님은 차분한 목소리로 흔들림없이 끝까지 강론을 해주셨습니다. . 아마도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그 실뭉치와 편지를 어머니로부터 전해 받았을 때 그리고 이번 주 강론을 준비하면서 글을 쓰며 아마도 많은 눈물을 쏟으셨으리라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담담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으셨겠지요.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이 죽음의 때를 위해 당신께서 이 세상에 오셨음을 그래서 그 뜻을 향해 나아가는 신이기 전에 인간이셨던 예수님의 심정은 과연 어땠을까, 얼마나 많은 고뇌와 번민을 지고 가셨을까?  이런 생각에 머무니 가슴이 메어질 듯 아파오고 눈에선 눈물이 한없이 흘러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께서 가신 그 길의 이유는 단 한가지…우리를 위한 지극한 사랑 때문입니다.
 
눈물을 훔치고 사랑의 결정이신 당신의 성체를 모시는 순간이 얼마나 큰 은총이고  감사한 일인지 온 몸으로 느껴지는 성사였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늘 한가지…우리는 사랑해야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한시도 잊지 말고 주님 당신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고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아~애련한 나의 주님이시여.
때가 왔음을 아시고
아버지의 영광을 위해
당신의 때를 순전히 받아들이시는
당신곁에 살며시 갑니다.
 
산란한 마음 내쫓으시고
오직 하느님 영광만이
당신을 채우는 이 시간
그 시공에 주님곁에 서 있으나
안아주고 싶어도 안을 수 없고
허깨비처럼 우두커니 당신을 바라 보고만 있습니다.
 
벌써 사순 5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주일학교 아이들과 성목요일(Holy Thursday), 성금요일(Good Friday), 성토요일(Holy Saturday) 즉 성삼일(Triduum)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성금요일이 영어로는 왜 Good Friday인지, 주님께서 돌아가신 슬픈 날이지만 우리에게는 영원한 생명의 문을 열어주신 더없이 좋은 날이라 설명하며 부활로 이어질 기쁨에 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부활절 성당을 장식하기 위한 배너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부활절 배너는 물론이고 부활절 달걀에 알록달록 물을 들이고 장식하는 부활절 달걀을 만들 계획도 세우며  아이들과 함께 최고로 기쁜 날을 최고로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준비해가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 단순한 일상으로 아이들과 함께 주님을 알아가는 주일이 행복하였습니다. 부활절 배너에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장식을 하며 아이들이  “선생님, 5학년이 되면 선생님이 계속 우리 선생님 할거예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하는 얘기를 들으니 마치 하느님이 “로사, 수고한다. 그리고 아이들 마음이 내 마음이다.”하고 말씀하시는 듯한 착각을 느끼며 또 사랑이 마구마구 샘솟았습니다.
 
늘 가벼운 글로 깊은 묵상을 이끌지 못하고 부족한 저를 다 드러내 보이며 부끄러울 때도 많지만 자꾸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마음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이것도 멈출 때가 분명 있을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을 통해 주님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이것이 제가 당신 사랑을 이야기하는 최선의 길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행여 저의 부족한 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시는 분이 없기만을 기도드립니다.
 
오늘도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주님 안에 평화로운 날 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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