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31 조회수1,194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3월 31일 사순 제5주간 화요일
 
 
 
 "When you lift up the Son of Man,
then you will realize that I AM,
and that I do nothing on my own,
but I say only what the Father taught me.
The one who sent me is with me.
He has not left me alone,
because I always do what is pleasing to him."
(Jn.8.28-29)
 
 
제1독서 민수기 21,4-9
복음 요한 8,21-30
 
 
지금 제 침대의 머리맡에는 조그마한 어항이 하나 있습니다. 작년 영명축일 때 본당 수녀님들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지요. 그리고 그 안에는 ‘구피’라는 열대어 다섯 마리가 들어있었습니다. 키우는데 어렵지 않고, 더군다나 번식력이 강해서 분양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는 말씀도 해주셨지요. 그런데 해가 바뀌어도 구피 다섯 마리의 수는 전혀 늘지 않는 것입니다. 정말로 이상했습니다. 이 다섯 마리가 다 어려서 아직 새끼 낳을 때가 안 되었나 싶었지요. 그러나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다섯 마리의 구피가 몽땅 수컷인 것입니다. 암컷 없이 수컷만 있으니 새끼를 낳을 턱이 없지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계속해서 어항을 바라보면서 언제 새끼를 낳나 살펴보기만 했으니 그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게 보였을까요?

이 사실을 수녀님께서 아시고는 지난달에 구피를 암컷 한 마리와 수컷 두 마리로 바꿔 주셨습니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4마리의 새끼를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조그마한 새끼 4마리가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나도 신기합니다.

암컷과 수컷을 구별도 못하는 저의 무식함이 평생 새끼 한 번 보지 못할 뻔했지요. 그러면서도 왜 새끼가 나오지 않는다고 구피 탓만 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제 자신이 한심합니까?

그렇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저는 제 탓이 아닌 남의 탓만을 외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식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저 말고도 많이 있는 것 같네요. 오늘 복음에서도 그런 사람이 나오지 않습니까?

바로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말씀하시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식과 생각으로 예수님을 판단하고 있는 바리사이들입니다. 그래서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하니, 자살하겠다는 말인가?”라는 말까지도 합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아무리 이야기를 해줘도 알아듣지를 못하지요. 자신의 지식과 판단에서 벗어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머릿속에 고정을 시켜놓았기에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도 이렇지 않을까요? 눈에 보이는 사실만을 믿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수준에서만 받아들이겠다고 한다면, 과연 이 세상 모두를 창조하신 하느님을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요? 그래서 여기에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이라는 한계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이러한 믿음을 요구하십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주님의 말씀과 행적을 받아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야 주님의 뜻대로 생활할 수 있으며, 주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모범을 그대로 따르면서 우리 역시 부활의 삶으로 나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내 머리로만 주님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는 마음으로 주님을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새로운 것들을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기존의 것을 다른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운다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알베로니)




사람을 대하는 방법(박성철, ‘가장 소중한 사람, 나에게 선물하는 책’ 중에서)

이제 막 정계에 입문한 정치인이 있었다. 그에게는 재주가 뛰어난 조각가 친구가 있었는데, 친구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나는 돌은 하나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생동감이 있었기에 사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정치인은 오랫동안 조각가 친구를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가 생각나 그 친구를 찾아갔다. 소문으로는 여전히 시골에 묻혀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오랜만이네, 친구. 그동안 내가 너무 소홀했지?"

"아닐세. 바쁜 사람이 여기까지 오다니 정말 반갑네."

"요즘 정세도 시끄럽고, 머리도 식힐 겸 찾아왔네. 자네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공기 좋은 곳에서 세상 시름을 잊고 싶어서 말일세."

조각가는 친구와 담소를 나눈 후 하던 일을 계속했다. 하늘에서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조각가는 쉴 새 없이 돌을 가다듬었다. 아무 형체가 없던 돌은 조금씩 모양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조각가의 이마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는 그것도 의식하지 못한 채 집중해서 열심히 돌을 쪼았다.

어느새 해가 기울자 조각가가 온종일 심혈을 기울여 매달렸던 돌이 뚜렷한 형체를 드러냈다. 그야말로 흔하디흔한 돌덩이에서 예술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야, 대단한걸. 자네는 이 돌을 하나의 생명력 있는 물체로 만들어냈네. 정말 부러워. 나도 자네처럼 이런 좋은 기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의 마음을 나의 바람에 맞게 정교하게 만들 수 있도록 말야."

조각가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그 바람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닐세. 내가 돌을 대할 때 무릎을 꿇는 것처럼 자네도 사람을 대할 때 그런 자세로만 대하면 되는 것일세."
 

바로가기http://www.bbadaking.com/

Ikuro Fujiwara - Little Love Song
 Minnie Riperton - Lovin' You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