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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31일 야곱의 우물- 요한 8, 21-30 묵상/ 자기 죄 속에서 죽으리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31 조회수502 추천수4 반대(0) 신고
자기 죄 속에서 죽으리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간다. 너희가 나를 찾겠지만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그러자 유다인들이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하니, 자살하겠다는 말인가?”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그러자 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누구요?”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처음부터 내가 너희에게 말해 오지 않았느냐? 나는 너희에 관하여 이야기할 것도, 심판할 것도 많다. 그러나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참되시기에, 나는 그분에게서 들은 것을 이 세상에 이야기할 따름이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가리켜 말씀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많은 사람이 그분을 믿었다.
(요한 8,21-­30)
 
 
 
 
◆잘 아는 할머니 한 분이 있었습니다. 과거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였고, 아들은 공대를 졸업해 시청 기술공무원으로 일하다 은퇴했습니다. 할머니는 젊은 시절에 결혼을 두 번 했지만 자식은 첫남편과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이 전부인 반면에 두 남편한테서 물려받은 재산은 많았습니다. 후에 자신의 연금과 아들의 연금까지 합하여 경제적인 면에서는 누가 봐도 부자라고 했지만 모자의 생활은 병적일 만큼 가난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경제적인 불만을 토로하며 살았습니다. 아들은 젊은 시절에 애인이 있었지만 어머니가 자신의 결혼을 원하지 않아 포기하고 혼자 살았습니다.
 
그들의 생활은 가난한 정도가 아니라 빈곤하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너무도 빈곤했기에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이웃을 돌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분의 장례식에는 동네 어르신 몇 분이 참석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장례식에서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은 할머니의 관이었습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대개는 나무관에 부모를 모시는 것이 풍습인 나라에서 집시나 부랑인들이 거리에서 죽으면 시청에서 마련해 주는 양철로 된 관에 할머니를 모신 것입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나무관이 아까워 시청에 부랑인으로 신청했고, 결국 할머니는 일생 동안 자신이 삶으로 아들을 교육시킨 그대로 자신이 되돌려 받으며 세상을 하직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자니 “나를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라고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총을 이웃으로 확산시키지 못한 채 자신의 빈곤한 울타리 안에서 허무하게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그렇게 엄청나거나 힘든 것이 아닌데 아니, 오히려 그 반대로 살기가 더 어려울 것 같은데도 그렇게 못하는 우리가 한없이 나약하기만 합니다. ●
김혜경(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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