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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25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09 조회수455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주님 만찬 성목요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15

1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2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4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5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6 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7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8 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9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11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13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14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15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은 '파스카 삼일'의 첫날인 성목요일입니다. 파스카는 passover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간다는 의미입니다. 이 언덕(此岸)에서 저 언덕(彼岸)으로 건너가는 것을 불가에서는 도피안(到彼岸)이라 하며 이 언덕은 미혹의 세계이며 저 언덕은 깨달음의 세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고통의 이 언덕에서 희망의 저 언덕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합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 우리는 40일간의 준비기간을 끝내고 3일간의 항해를 하기 위해서 오늘 배에 승선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들은 파라오의 추격을 피해 홍해바다를 건넜고, 다시 요단강을 건너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 갔듯이 우리도 파스카 삼일을 통하여 우상을 섬기는 이 땅에서 참 하느님을 섬기는 저 땅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저 땅으로 건너갈 당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이 도래하였으므로 제자들과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누고 계십니다. 석별의 정을 나누는 모습은 공관복음서에서는 송별 만찬으로 끝나지만 요한복음서에서는 오늘 복음인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모습'을 추가로 더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이별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으므로 당신의 송별식을 당신이 손수 다 계획하셨으며 당신을 영원히 잊지 말라는 증표로 제자들에게 주신 선물이 바로 오늘 복음인 세족식입니다. 주님께서 발을 씻어 주시므로 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종들이 주인의 발을 씻어줘야 함에도 오히려 주인이신 주님께서 종들의 발을 씻어주고 있으므로 주종이 전도된 엄청난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이유에 대하여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이런 답을 알려주지 않으셨다면 그 답을 찾으려고 묵상을 해야 하겠지만 답을 알려주셨으므로 오늘 묵상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당신을 '주님'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스스로 주님이라 하신 적은 제 기억에는 오늘 말씀이 유일한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 특히 복음서에서 '주님'이라는 표현에 대하여 우리 신앙체계 속에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묵상함에 있어서는 '주님'의 의미를 세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은 하느님이신 주님, 주종의 관계에서 주인을 뜻하는 주님, 극존칭으로 사용되는 주님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 성경은 이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주님으로 번역하고 있으므로 원래의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성경에 '주님' 으로 번역된 원어는 헬라어 성경에는 우리 성경처럼 '주님' 하나의 단어로 기록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한 분이신 하느님입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마르코 12,29) 말씀하셨듯이 주님은 분명히 한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주님'이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의미는 당시는 삼위일체교리는 형성되지 않은 시기이므로 하느님이신 주님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 주종관계에서의 주인을 뜻하는 것으로 묵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하셨습니다. 주인이 종들의 발을 씻어주는 것은 주종관계가 확실한 신분사회에서 신분의 타파를 선포하신 것입니다.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는 의미는 모두가 동등하다는 의미입니다. 사랑은 상호존중입니다. 주종의 관계에서는 명령과 복종만 존재하므로 상호존중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서로 사랑하여라.'고 외쳐도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이 말씀은 주님인 내가 너희를 종살이에서 속량시켜 주었듯이 너희들도 다른 사람위에 군림하지 말고 , 또 다른 사람에게 종처럼 비굴하게 살지 마라는 가르침을 주시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은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마르 10.44-45) 하신 말씀을 몸소 실천하시는 것으로, 그리고 우리는 한없이 낮아져야 한다는 뜻으로 묵상하여도 좋은 묵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하신 말씀에서 '서로' 방점을 두고 묵상하면 오늘 세족식을 통하여 알려주신 말씀은 우리 모두는 동등한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다시 알려주고 계십니다.

오늘 가르침에 충실하려면 우리 사회도 일부 가진 자들이 특권의식을 포기하고 모든 권위적인 요소를 철폐하여 수직적 사회에서 수평적 사회가 되어야 계층간의 갈등이 해소되므로 그때야 진정으로 사랑이 꽃피는 세상이 될 수 있음을 묵상하였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떠나시는 순간까지
저희들은 모두가 평등한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려주셨습니다.
주종관계의 수직적 사회에서는 명령과 복종만 있을 뿐이므로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충실할 수 없습니다.
이를 우리 모두가 깨달아 상호존중하여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 되도록
성령님의 지혜로 저희를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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