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26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0 조회수426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주님 수난 성금요일]

오늘 주님 수난 복음(요한 18,1─19,42)은 평소처럼 그 의미를 하나하나 묵상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오늘 복음과는 관계없이 현재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적어보려고 합니다.

성삼일 미사와 부활 대축일 미사는 성당이 아닌 길에서 미사 참례를 하려고 합니다. 어제는 용사참사 현장에서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을 비롯한 네 분 신부님(두 분은 외국인 신부님)께서 유가족 열 분의 발을 씻어주셨으며 유가족 분들께서 미사에 참례한 저희 모두를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신 음식으로 가슴 아픈 만찬을 하고 왔습니다.

길 위의 신부님으로 살아오신 문 신부님께서도 성삼일 미사와 부활대축일 미사를 길 위에서 주례하기는 처음이라 하십니다. 그리고 이번 촛불 평화미사는 당초에는 부활대축일까지 계획하였으나 정부 당국에서 사과는커녕 경찰과 사소한 시비를 하였다 하여 유가족을 구속시키려고 구속영장까지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어 어제 두 분이 석방되는 등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정부 당국의 각성을 촉구하며 무기한 촛불 평화미사를 약속하셨습니다.

성경 중에서 처음 접한 성경은 요한 복음서였습니다. 우리 가톨릭에 입교하기 전에, 교리적 선입관이 전무한 상태에서 요한 복음서를 4-5독을 해보라는 신부님의 권고를 받았습니다. 교리적 선입관이 없는 객관자적인 입장에서 복음서를 공부해보라는 그런 배려였던 것 같습니다. 

용어도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이 많이 있었으므로 신부님께 메일로 자문을 구해가며 일독을 마치고 나서 느낀 점은 복음서는 그 속에 담긴 상징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마지막 하신 말씀인 “다 이루어졌다”로 마무리 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아마 지금 복음서가 써졌다면 많은 여운을 남겨두고 “다 이루어졌다”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으리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는 교리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오늘을 살아가는 저의 시각에서 복음을 묵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리를 배우고 영세를 받고 난 이후에는 오히려 묵상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 8,32)“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한 14,6)하신 말씀입니다.우리의 행위는 규범을 지켜야 하지만 생각만큼은 자유 자재하여야 하는데 영세이후에는 교리의 프레임에 갇혀버린 느낌입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기적들보다 더 큰 기적은 형틀의 상징인 십자가를 용서와 사랑과 회개의 십자가로 변화시킨 기적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한 빌라도와 예수님을 창으로 찌른 어떤 병사를 통하여 이런 변화를 묵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에게 사형을 선고한 빌라도의 그 이후의 행적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에 의하면 AD 40년에 사마리아지역에서 대규모 민중폭동이 일어났으며 그 책임을 물어 로마로 소환되자 자결한 것으로, 그러나 이는 역사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고 그런 設로 전해오고 있는 것으로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창으로 찌른 병사는 성 론지노(Longinus)입니다. 축일은 3.15일이며 사도들의 제자가 되어 순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 론지노에 대하여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바티칸 대성당을 순례할 때였습니다. 바티칸 대성당의 중앙제대를 중심으로 네 분 성인의 대형 대리석 상이 축성되어 있습니다. 두 분은 성 안드레아와 성 론지노이며 성녀 두 분은 성 베로니카와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인 성 헬레나입니다.

영원한 생명으로 부활한 성 론지노와 끝내 자결로 그 생을 마감한 빌라도의 삶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파스카를 통한 부활은 우리의 노력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함을 묵상하였으며 묵주기도의 마침기도로 주님 수난 성금요일을 맞이합니다.

하느님,
외 아드님이 삶과 죽음과 부활로써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을 마련해 주셨나이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이 신비를 묵상하며
묵주기도를 바치오니
저희가 그 가르침을 따라,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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