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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 4.1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2 조회수522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4.12 예수 부활 대축일  
                                   
사도10,34ㄱ.37ㄴ-43 콜로3,1-4 요한20,1-9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우리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십자가의 죽음의 껍데기를 뚫고
새 생명으로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성부의 뜻에 따라 성령의 힘으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세상에 생명을 주신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방금 흥겹게 함께 부른 화답송 후렴이
그대로 우리의 기쁨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날이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어둔 세상에 태양처럼 떠오르신 부활하신 주님이
온 세상을 환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하신 주님 계시기에
살 희망이, 살 힘이, 살 의욕이 샘솟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참 평화와 기쁨입니다.
 
도대체 이런 부활하신 주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무슨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세상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어제 만난 어느 부부의 말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부활신앙으로 삽니다.
  부활신앙 없이는 벌써 삶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남편의 말에 이어,
우울증으로 몇 달 동안 병원에서 지내다 퇴원하여
여전히 현장 삶에 투신하고 있는 부인의 말입니다.
“믿음 없이는 허무한 세상 살아갈 수 없습니다.
  저에겐 주님이 삶의 전부입니다.
  심한 우울증에도 무너지지 않고
  이렇게 주님 믿음의 끈 꼭 붙잡고 살고 있습니다.”

요지의 말이었습니다.
 
거의 17 년 동안 매년 부활 성야 미사에 꼭 참여하고 있는 부부입니다.
 
말 그대로 부활신앙으로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믿음의 끈 꼭 붙잡고
긴 어둠의 터널을 통과한 이들 우리 수도원 주변에는 참 많습니다.


며칠 전 우연히 읽게 된,
여전히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요계의 여왕
‘이 미자’ 씨의 인터뷰 고배기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제가 자랑하고 칭찬받을 일이 있다면
  노래를 잘해서가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거부하지 않고 인내하고 잘 견뎌냈다는 거예요.
  그리고 전 항상 남보다 앞서기가 보다 한 발짝 뒤에 서 있었어요.
  남에게 할 발 양보하면 참 평화로워요.
  그건 세월이 주는 지혜일겁니다.
  항상 자만하지 말자, 양보하자라고 되새기며 살죠.
  저라고 왜 아픔이나 고통이 없었겠어요.
  첫 결혼에 실패해 딸과 생이별을 했고,
  재혼하여 엄격한 시부모님 밑에서 눈물겨운 시집살이도 했습니다.
  전처소생인 두 딸을 키우고 아들을 낳으면서
  화려한 스타와
  보수적인 집안의 며느리, 새엄마, 친엄마, 노릇을 다하느라
  몸과 마음이 편한 날이 드물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참자. 참자’를 주문처럼 외우며 살았답니다.”

신자인지 모르지만
믿는 이의 고백으로도 손색이 없는
이 미자 씨의 감동적인 삶입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일가를 이룬 분들은
삶 역시 참 훌륭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부활신앙으로 살아가십시오.
 
부활 신앙 있어야 삶의 허무에 함몰되지 않습니다.
 
어떤 시련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 막달레나와 베드로,
빈 무덤을 보고도 주님의 부활을 깨닫지 못하였지만
결코 믿음 없는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곧 부활하신 주님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하여 얼마 후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지 않습니까?
 
그러나 베드로보다 더 빨리 무덤에 다다른 주님의 애제자는
빈 무덤 안을 일별하는 순간 ‘보고 믿었다.’ 라고 합니다.
 
어쨌든 모두 믿음의 제자들임에 틀림없습니다.
 
보십시오.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부인했던 겁 많던 베드로 사도,
사도행전에서 보다시피 믿음의 용사로 돌변하여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매달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모든 백성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증인으로 선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믿음의 용사, 베드로의 고백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부활 신앙을 지닌 이들,
아무도 다치지 못합니다.
 
천하무적이라 그 누구도 이들을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진정 내적 힘의 원천은 부활신앙에 있음을 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물론 진정 믿는 모든 이들
이런 부활신앙으로 살아갑니다.
 
이런저런 감정과 유혹의 세상 바다 파도를 헤치며
흔들림 없이 인생 항해를 가능하게 하는 우리의 부활신앙입니다.

저 위에 있는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부활신앙을 지닌 이들의 본능적 삶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옛날의 우리는 이미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고,
우리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저위에 있는 것들을 추구할 때
저절로 초연과 이탈의 삶이요
우리의 참 생명과 기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는 이 생명을 살아가는 것이
구원이요 행복입니다.
 
그리스도와 하느님을 떠나서는
우리의 생명인 ‘참 나’는 영원히 찾지 못합니다.
 
세상 것들에 빠져 이 참 생명을 잊고
본능적 육의 욕망만으로 살아간다면
정말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저 위에 있는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온통 땅위의 것들에 관심이 집중된
탐욕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주시는 주님 부활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얼마나 놀라운 말씀인지요.
 
우리의 참 나는 그리스도라는 말씀입니다.
 
그리스도 없이는 참 나도 없다는 말씀입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일치할수록 참 내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래서 주님과 일치의 성체성사가 그리도 은혜롭고 좋습니다.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심으로
우리도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나는
이 거룩한 부활 대축일 미사시간,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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