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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리아야!""라뿌니!"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5 조회수822 추천수6 반대(0) 신고

부활 팔일 축제의 둘째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식구들 아침을 챙겨주고 직장으로 학교로 보낸 후 저의 일과 중 가장 중요하고 첫째가는 일이 된 아침 미사를 다녀오고 늘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묵상을 하며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주님의 은총입니다. 주님 감사드립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 보게 된 마리아 막달레나의 이야기가 오늘 복음 말씀입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기적의 사건이고 당신께서 “마리아야!”라고 부르심으로 인해 마리아는 그 음성을 통해 그제서야 부활하신 당신을 알아보게 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난 오늘입니다.

마리아는 "라뿌니(Rabbouni-스승님)!"라고 주님의 부름에 대답하며 주님의 죽음은 물론이고 향료를 바르기 위해 찾았던 무덤에서 있어야할 주님의 시신이 없어진 일로 아프고 비통했던 마음이 얼마나 극적으로 전환되는지 상상해 보았습니다.

제게도 이 사건이 너무나 극적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네 공관 복음서에 주님께서 부활하신 이 엄청난 사건을 어떻게 묘사하고 이야기하고 있는지 찾아서 글자 한 자 한 자에 집중하며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성서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고 동일한 사건을 구체적으로 공관복음서를 비교하며 읽는 것은 잘 못합니다만 비교하여 읽고 싶은 생각이 오늘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태오 복음에서는 큰 지진이 일어나고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돌을 옆으로 굴리고 그 위에 앉아 계시고 그 천사가 주님이 되살아나심을 알려줍니다. 마르코 복음에서도 마찬가지로 세 여인이 무덤을 막고 있던 돌이 치워짐을 발견하고 흰 옷을 입은 젊은이가 주님의 부활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심도 이야기합니다. 루카 복음에서는 주님의 시신이 없어짐을 안 세 여인에게 눈부시게 옷을 차려 입은 두 남자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즉 사람의 아들이 죄인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박혔다가 살아나실 거라고 하신 말씀을 그들에게 다시 상기시켜 주님께서 부활하심을 알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요한 복음서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난 부활하신 주님과 마리아 막달레나의 이야기인 오늘의 복음 말씀은 앞서 서술된 이야기들보다 직접 성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저를 이끄는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대화를 통해 무덤에서 사라진 것을 발견한 마리아 막달레나의 비통에 잠긴 모습이 떠오르고 당황스러워서 주님을 모시고 간 곳을 가르쳐 달라고 말하는 모습과 대화를 나눈 상대가 바로 주님이시고 “마리아야!”라고 부르는 그 음성에 “라뿌니!”라고 즉각 당신을 알아보는 이야기가 주님 부활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처음의 사건이니 이 어찌 감격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마리아야!”라고 부르신 것처럼 매일 구체적으로 우리 각자의 이름 하나 하나를 부르고 계실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로사야! 내가 여기 있다. 나는 죽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 약속대로 그리고 내 아버지의 계획대로 죽음을 이기로 이곳으로 다시 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너를 부른다.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말했던 것처럼 제자들에게 부활을 알리라고 한 것처럼 나도 너에게 부활한 나를 너의 이웃에게 전하라고 오늘도 이야기한다.”

주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주님으로 인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우리의 축복된 이 부활 잔치에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저의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믿지 않는 이웃과 친구들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되어 떠오릅니다.

부활 잔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주님의 음성으로 따뜻하게 그들을 초대하고 친절한 마음으로 음식을 대접하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기쁨으로 이 부활 잔치를 즐기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당신의 오묘하신 섭리로 저희를 작은 도구삼아 주님의 부활 잔치에 더 많은 이들이 올 수 있도록 하시 옵소서.

그래서 제 1독서에서 오순절이 지난 후 성령의 힘으로 베드로가 주님을 전하는 사도행전의 말씀이 나옵니다. 베드로의 말씀을 통한 전교로 세례 받은 이가 무려 3000명이나 되었던 그 날의 기적을 지금 이 곳에서도 일어나게 주님 간절히 빕니다.

제가 생각하는 주님의 부활 사랑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끊임없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 가족에서 내 이웃 내 공동체로 뻗어가는 사랑을 통해 주님 안에 모든 이가 하나 될 날을 꿈꾸어 봅니다. 주님께서 심어주신 사랑을 하는데 망설이거나 눈치를 보며 소심해지는 저를 주님 성령의 힘으로 담대하게 하소서. 아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이 된다면 우리는 주님의 사랑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우리 각자 안에 자리하고 있는 그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님께서 도와 주소서.

글을 맺으며 마음을 많이 울렸던 에페소서의 말씀을 옮겨 놓습니다.

에페소서 2장 4절에서 10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를 통하여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풍성한 은총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은총을 우리에게 넘치도록 베푸셨습니다. 당신의 지혜와 통찰력을 다하시어, 그리스도 안에서 미리 세우신 당신 선의에 따라 우리에게 당신 뜻의 신비를 알려 주셨습니다. 그것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 계획입니다.

좋으신 하느님 참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곳에 오시는 모든 분도 당신의 음성을 듣고 당신의 뜻을 따르는 날이 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부족한 저의 묵상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오늘도 사랑합니다.

(오늘 미술관에 갔다가 부활하신 주님과 또 엠마오에서의 저녁 식사라는 그림을 보았습니다. 아래에 있어요. 15세기 이탈리아에서 그려진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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