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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30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5 조회수468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빵을 떼실 때에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3-35

[안식일 다음 날] 13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14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15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16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18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20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23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26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29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30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31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32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33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34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35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각 복음서는 예수님이 부활하시어 최초로 모습을 나타내 보이신 장면을 모두 다르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복음서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사실 이런 부분들은 무척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이런 사실들에 대하여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복음서에 기록된 어떤 사건들은 실제 사실이라기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부활하시여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 보이신 루카복음서의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공생활 기간 중에 한 곳에 정착하지 않으시고 길 위에서 생활하였습니다. 부활하신 이후에도 역시나 길 위에 계십니다. 우리가 길 위에 나서지 않으면, 고통 받는 삶의 현장을 찾아가지 않으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오늘 복음은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 두 사람이 예루살렘을 떠나 엠마오로 가고 있습니다. 두 제자들은 사도들이 아닌 제자들이며 모든 기대가 물거품처럼 변해버려서 침통한 심정으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이므로 예수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해방시켜주고 구원해 주리라 믿었던 메시아가 허망하게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으므로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으므로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동행하고 있음에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절망에 빠진 순간에도 예수님은 늘 우리와 함께하고 계심을 오늘 복음은 알려주고 있습니다.

절망의 순간에서도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오늘 복음에서처럼 가려진 눈이 열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가려진 눈이 열렸습니다. 이처럼 우리도 성체성사를 통하여 가려진 눈이 열려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성체성사를 예비신자와 영세 받은 신자를 구분하는, 또 영세 받은 신자들의 특권처럼 인식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영세받기 전에는 미사 때에 성체를 모시는 시간만 되면 불편한 시간이었습니다. 혼자 의자에 남아 있는 것도 그렇고, 성체를 모시는 분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의자에서 일어나 한 쪽에 서 있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려면 맨 뒤쪽에 앉아야 합니다. 당시 저는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데 무슨 자격이 필요 하는 가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부활하시여 루카복음서를 통하여 들려주시는 첫 말씀이므로 루카기자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이유를 어떤 의미로 기록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말씀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첫 말씀은 바로 지금 우리에게 "아, 어리석은 자들아!" 하시며 호통을 치고 계십니다. 호통을 당하였으면 무엇 때문에 호통을 당하고 있는지는 알고 호통을 당해야 하지만 그 이유도 모르고 호통을 당하고 있으므로 오늘은 그 이유를 묵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예언서의 가르침을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은 모두 육신의 고통을 당 할 수밖에 없으며 속된 말로 모난 돌이 되어 정을 맞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박해가 싫어서 모두가 Yes man이 되고 침묵한다면 누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겠느냐고 하십니다. 십자가에서 이런 박해를 받아가면서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였는데도 말씀을 실천하지 않고 있으니 '아, 어리석은 자들아!' 하고 호통을 치시고 계시므로 호통을 당해도 쌉니다.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기 위해서는 기득권 세력으로 부터 숱한 고난을 겪어야 합니다. 이러한 고난을 당하지 않고 어떻게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을 수 있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새로운 질서가 태어나기 위한 고통의 몸부림이었음을 너희들이 깨달은 다면 지금 이렇게 실망만 하지 말고 그 뜻을 이어받아야 할 것이 아니냐며 '아, 어리석은 자들아!' 하시며 호통을 치고 계십니다.

오늘 예수님은 저희와 저희 교회에 대하여 '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고 호통을 치고 계십니다.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시며 당신의 가르침이 어둠을 이겨내고 영광스럽게 되는 것이 바로 부활의 참 뜻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은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과거의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며 우리 교회가 태생된 이유이고 영원히 존속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활은 완성을 의미합니다. 우리 신앙의 완성은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여야만 비로소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깨달아 예수님의 부활은 단지 복음서에 기록된 성경 속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가 구현시켜야 하는 우리에게 부여된 사명임을 묵상하였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당신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 부활이라 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일은 바로 우리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성경 속의 사건이 아니라 바로 저희들에게 부여된 사명임을 깨달아서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도록
언제나 저희를 성령님의 지혜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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