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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게 하소서 ....... 이해인 수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8 조회수693 추천수7 반대(0) 신고
보게 하소서 / 이해인 길을 가시던 주님께 어느 소경이 "주님 보게 하소서" 라고 외치던 그 간절한 기도를 자주 기억합니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문 닫은 밤이 되면, "밤은 천개의 눈을 가졌다" 고 표현한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문득 커다란 눈이 되어 저를 살피러 오는 이 밤의 고요 속에 저는 눈을 뜨고자 합니다. 당신은 저에게 두 눈을 선물로 주셨지만 눈을 받은 고마움을 잊고 살았습니다. 눈이 없는 사람처럼 답답하게 행동할 때가 많았습니다. 먼지 낀 창문처럼 흐려진 눈 빛으로 세상과 인간을 바로 보지 못했습니다. 영적인 것들과는 거리가 먼 헛된 욕심에 혈안이 되어 눈이 아파 올 땐 어찌해야 합니까? 보기 싫은 것들이 많아 눈을 감고 싶을땐 어찌해야 합니까? 웬만한 것쯤은 다 용서하고 다 받아 들이는 사랑의 시력을 회복시켜 주소서 너무 가까이는 보고 멀리는 못 보는 근시안도 아닌 너무 멀리만 보고 가까이는 못 보는 원시안도 아닌 사물의 중심을 바로 못 보는 난시안도 아닌 밝고 맑은 시력을 주소서, 주님 편견과 독선의 색안경을 끼기 보다 기도의 투명한 안경을 끼고 살아가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 남을 비난하고 불평하기 전에 저의 못남과 어리석음을 먼저 보게 하여 주소서 결점 투성이의 저를 보고 절망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주님의 사랑을 바라보게 하소서 다시 한 번 당신께서 믿음으로 눈을 뜨게 하소서 필요한 때에 필요한 것을 볼 수 있는 지혜의 눈과 분별력을 주소서 살아서 눈을 뜨고 사는 고마움으로 언제나 주님안에 보게 하소서 오늘도 샅샅이 저를 살피시는 눈이 크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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