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 외로운길 / 박노을
외로운 길 이라했다
무소의 뿔처럼 홀로가는
아무도 함께 해주지 않는 길
멀고 먼 그 길을
한걸음에 가버리는 사람
천천히 조금씩 가는 사람
그러나
결국에는 모두가 걸어가는 길
서둘러 갈 일도 없고
머뭇 거리며 갈 일도 없다
지구가 한바퀴 돌면
계절은 벌써 가고 있고
우리들은 계절따라
벗고 입으며 수선을 떨다
가던 길이 늦어지면
택시도 타고
달리기도 하면서 가곤 하지만
그래봐야 남보다 조금 먼저 가는 길
지구의 밖에는 뭐가 있을까
태양계 밖에는
은하계 밖에는
수미산 저 골짜기 에는 뭐가 있을까
길따라 가다가다 보면 끝은 있을까
머리가 아파 생각을 멈춘 세월
어느새 훌쩍 아득히 걸어온 길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길
내가 걸어 가고
너도 걸어 가는 그 길
모두가 가는 그 길
걸어 가면서
남이 흘린 휴지라도 걷어가면
죄업이 조금 이라도 소멸 할까
인생 길 외로운 길
최후에는 혼자 가지만
가는 동안 동반자 하나 있어
외롭지 않도록
손을 꼬옥 잡고 가는 길
누가 먼저 가고
누가 나중 가기 없기
한날 한시에 함께 가길 원하지만
그 길은 그것을 원치 않네
오직 너 혼자서 걸어오라 하네
누가 함께 오면
너 혼자 받을 벌을
둘이 함께 받을 것이니
인생 길 외로운 길 너 혼자 오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