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공부하는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2 조회수820 추천수7 반대(0) 신고
 
 

 공부하는 신부?

 

   신부가 되기 위해서 신학교 생활을 7년간 합니다. 군대까지 치면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신학교에서 보내는 셈입니다. 때문에 신자들에게 신부가 되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말하곤 합니다.  물론 10년 내내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게다가 편입을 하여 사제의 길을 가기 위해 공부하는 신학생들의 경우,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교에 들어오니 4년의 일반 대학 공부에 7년의 신학교 공부까지 11년 동안 공부만 한 셈입니다. 


   전 학생 때 그다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사제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능하면 원고 청탁이나 강의 부탁을 피하곤 합니다.  깊지도 않은 지식을 가지고 신자들께 누를 끼치기 보다는 차라리 나서지 않는 것이 더 좋겠다 싶어서입니다. 


   하지만, 내 뜻대로만 세상일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어쩌다가 원고청탁이나 강의 부탁이 들어오면 본의 아니게 공부를 하게 됩니다. 예전에 신학교에서 배웠던 신학만 가지고 우려먹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원고나 강의 덕분에 공부를 하다보면,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도 바로잡아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신부로서 알아야 할 것임에도 몰랐던 것을 깨닫곤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내가 참 아는 것도 없으면서 신자들 앞에 서서 우쭐대며 살았구나~’ 하고 자신을 돌이켜보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작은 체험을 하고 난 다음에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하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지만, 뜻하지 않은 원고와 강의 덕분에 공부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신부는 미사와 성사만 열심히 잘 할 줄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 갑니다.  하느님에 관한한 전문가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기도만 가지고는 신앙의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신부로서 살아가는데 있어서 신학교에서 배운 것 외에도 더 많은 것들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껴가면서 신부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런 저의 생각 때문인지 신부가 되어서도 여전히 유학이나 수학을 하고 있는 많은 동료사제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 나이에 국, 내외에서 진짜 공부만 하면서 신부 생활을 하고 있는 사제들에게 하느님의 커다란 축복과 은총과 건강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박명기 신부  |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장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