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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3 조회수553 추천수8 반대(0) 신고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 - 윤경재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참되심을 확증한 것이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신다. 하느님께서 한량없이 성령을 주시기 때문이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요한3,31-36)

 

 17세기의 일화입니다. 런던 대화재가 휩쓸고 나서 저 유명한 세인트 폴 대성당을 재건하고자 그 설계를 맡았던 크리스토퍼 렌이 하루는 채석장을 찾아 돌을 다듬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토닥토닥 돌을 쪼고 있는 어떤 사람에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짜증난다는 듯이 몹시도 퉁명스럽게 대답합니다. “보면 모르오? 돌을 다듬고 있지 않소.” 또 한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합니다. “보면 모릅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벌어먹고 사느라고 이 고생을 합니다.” 다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봅니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소?” “저요? 하느님의 성전을 짓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죄를 짓고 감옥에 갇혔을 때, 돌 다듬는 기술을 배웠습니다. 전과자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행히 감옥에서 나와 자유로운 몸으로 하느님의 성전을 짓기 위하여 돌을 다듬고 있습니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이렇듯 대답은 천양지차였습니다.

  니코데모는 예수님께 찾아와 대화하는 가운데 거듭 남에 대하여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떻게’라는 특별한 방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생명을 대하는 자세의 변화를 통해서라고 깨달았습니다. 내가 무슨 업적을 이루고 지혜를 통해서 획득할 수 있는 훈장 같은 결과가 아니라 주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자세를 믿고 그대로 사는 데서 저절로 변화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께 대한 신앙 고백은 진리를 행하는 힘을 줍니다. 예수님 안에서 생명이 약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것 이면에 하느님의 실재가 계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 각자가 사는 삶이 비록 하찮은 것 같아도 하느님의 순수 의식에 참여하는 길임을 알고 사랑을 베푸는 행위를 실천할 때 빛으로 나아가는 탄생이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요한복음서는 교회 공동체에 영지주의가 침범하려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앎과 지혜는 예수님을 통한 하늘과 땅의 일치이며 그 증언을 믿고 사는 길입니다. 예수께서는 우리가 비록 땅에 머물고 있어도 하늘의 일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선물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길이 열립니다. 하늘과 땅이 별개라는 이원성을 주장하는 영지주의를 철저하게 경계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과 하나 될 수 있으며 그 순간 나는 하느님 안에 머물고 하느님께서 내 안에 현존하심을 깨닫게 됩니다.

  가끔 평신도의 삶을 사제의 삶과 달리 별도의 길인 것처럼 생각하시는 교우가 있습니다. 현실에 부대끼며 살다보면 사제처럼 사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합리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부르시며 약속하시길 자손을 별처럼 번성하게 하시고, 복을 빌어주는 자로 만드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축복을 받는 자가 아니라 축복을 전해주는 자가 되라는 말씀이십니다. 자신이 어느 자리에 있든 간에 그 삶의 자리에서 이웃에게 복을 빌어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부유하지 않아도, 권력이 높지 않아도, 비록 장애를 가졌어도, 머리가 똑똑하거나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그는 하느님의 성전을 짓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죄인이었던 제 몸 안에 무너지지 않는 성전을 지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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