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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시기 새남터성지까지 도보순례를 하며!
작성자박영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3 조회수524 추천수8 반대(0) 신고

사순시기 새남터성지까지 도보순례를 하며!

  

  목련과 벚꽃이 만개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즐겁게 해준다. 화창한 봄 날씨에 구름한 점 없는 하늘마저 청명하다. 라일락꽃이 방금 얼굴화장을 끝내고 분을 찍어 발랐나보다. 실바람에 실려 온 라일락 분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잘 가꾸어진 정원수이다. 바람결에 실려 온 꽃내음을 따라가니 한강변의 제방과 멋있는 산책코스가 반긴다.

  

  은혜로운 사순시기에 변화의 은총을 통하여 부활의 은총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새남터성지까지 도보순례계획을 세웠고, 사순기간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제5주간 금요일에 실행하기로 하였다. 순례에 함께한 일행 4명은 순례의 시작을 ‘십자가를 지고가신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침묵순례의 길’로 정하였고, 조군호(요셉)주임신부님으로부터 강복을 받고 출발하는 것으로 하였다.

  

  이튿날 오전 10시. 신부님으로부터 강복을 받고, 도보순례를 통하여 구원의 은총을 얻을 수 있는 참되고 값진 순례가 되길 바란다는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일행들은 출발하였다. 성모님의 군대인 우리들 손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들려있었고 저마다 지향에 따라 묵주기도를 바친다. 한강고수부지의 자전거도로를 따라가니 단체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잠수교 북단 그늘진 교각에서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내려간다. 물은 장구한 역사를 뒤로하고 유유히 아래로 흘러만 간다. 물은 욕심이 없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철저히 자신을 비우고 생긴 모습대로 논다. 우리도 물을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사역을 하는 사람들이 꽃씨를 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여름에 예쁜 꽃들이 피는 것을 기대해본다.  

  

  어두운 밤을 틈타 새남터 모래사장에서 김대건성인의 시신을 파내어 한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갔을 미리내의 힘센 교우들 십여 명을 잠시 생각해본다. 성인이 ‘사학의 괴수’라는 죄목으로 군문효수로 목이 잘리어, 순교 후 14일간 모래 속에 묻힌 성인의 시신을 그들이 멱서리(짚으로 날을 촘촘하게 엮어서 볏섬 크기로 만든 네모난 그릇)에 담아 수습을 한 것이다.

  

  새남터성지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3시간이 소요되었다. 대성전으로 올라가 바로 십자가 길 기도를 드렸다. 주님께서 가신 길을 저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서 간다. 우리는 성전을 한 바퀴 도는 기도였지만 십자가 길은 온 세상을 돌고 돌아 이천년을 내려온 길이었다. 그 길은 험난한 길이었고 그 길은 구원으로 가는 길이었으며 주님 부활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새남터는 군사들의 병영지이며 연무장으로 사용되었다. 세조 때 사육신이 이곳에서 처형되었으며, 태종의 외손자인 남이장군도 26세에 병조판서가 되고 27세에 역모를 했다하여 군문효수로 처형을 한 자리이다. 새남터가 천주교 순교자들의 처형지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1801년 신유박해로 조선 최초의 성직자인 주문모신부가 군문효수형을 당한 때부터였다.   


  막걸리를 사발로 마시고 취하며 죄수들의 얼굴에 뿜어대는 망나니들의 칼춤과 북소리. 그들은 야차귀신과도 같은 모습이었으며 형장을 음산하고 무시무시한 분위기로 만들어 놓았고 그 모습은 1839년 기해박해 때 재현되었다. 앵베르주교, 모방과 샤스탕신부가 망나니들의 칼에 목이 떨어져 장대에 매달렸었다. 그런 뒤에도 새남터의 북소리는 그칠 줄을 몰랐다.    


  1846년 병오박해 때는 김대건신부와 현석문이, 1866년 병인박해 때는 베르뇌주교와 6명의 선교사들, 우세영, 정의배 등이 순교하여 11위의 성인이 이곳에서 탄생하셨다. 새나무터는 풀과 나무라는 뜻이고 새남터의 옛말이라고 하며 억새와 나무가 많아서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일명 사남기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군문효수형은 양쪽 귀에 화살을 꽂고 손을 뒤로 묶고 겨드랑이로 막대를 끼워 넣어서 발이 땅에 닿지 않게 하고 형장을 세바퀴 돌고나서 얼굴에 물을 뿌린 다음 회를 바르고 머리의 상투를 잡아맨 줄을 형틀의 구멍으로 잡아당긴 후 목을 치는 데 김대건신부는 12명의 망나니들에 의해 8번째 칼에 목이 잘렸다. 성인의 나이 26세다.


본당의 요셉동산에서 기념촬영후 출발


새남터성지에 도착 후 성모님께 묵상기도


새남터에서 순교하신 성인들


사형선고문을 낭독하는 군관과 군문효수형을 집행하기 위한 망나니들


새남터성당 안에 모셔진 성모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상


대성전 제대와 순교자들 제대 벽화


제 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


제 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


제 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


제대 벽화


제대 벽화


제대 위 십자가


대성전 입구의 예수성심 상


병인박해 때의 척화비와 형구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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