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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비주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3 조회수660 추천수8 반대(0) 신고

 

 

 

부활 2 주일 - 자비주일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에 얼마나 많이 의탁하여야하는가는 단순하게 베드로와 가리옷 유다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배반했지만 그 분의 자비에 의탁하였기에 교회의 반석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고 유다는 그 분의 자비에 의탁하기를 거부하였기에 자살하여 하느님의 영원한 분노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자주 예를 드는 경우지만, 평생 산부인과 의사를 하셨던 한 할머니는 저에게 자비의 힘이 얼마나 큰지 잘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분은 산부인과 의사로서 박정희 대통령 때는 하루에 60명이나 낙태를 한 적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비록 주님을 믿는 분은 아니셨지만 양심의 가책으로 연세가 들면서 얼굴도 비뚤어지고 그래서 말도 제대로 하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얼굴이 형편없게 변하게 되자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이 싫어서 은퇴 하신 이후에는 집 안에만 계셨습니다.

그렇게 사람과도 단절되고 몸도 많이 안 좋아져 약 3년간 침대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죽을 날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래층 성당 다니는 한 자매님이 우연한 기회에 해 준 “하느님은 모든 것을 용서해 주세요.”라는 말에 용기를 얻고 세례를 받기로 결심하셨습니다.

거동을 할 수 없으셨기에 그 자매님이 가정에서 교리를 가르쳐 주셨고 저는 주임 신부님께 언제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분이시니 빨리 세례를 주자고 청하였고 주임 신부님은 그렇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마침 성인 세례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분은 그 세례식 때 함께 세례를 받겠다고 하셨고 성당에 나오셨으며 모든 예식을 걸어서 나오셔서 다 받으셨습니다. 그 이후로 일 년 반 만에 신구약 성경을 필사 하셨고 일 년 만에 아직 출판되지는 않았으나 신앙에 관한 책을 한 권 쓰셨습니다.

지금도 매우 행복하게 지내시고 계십니다. 이렇게 주님의 용서는 영혼뿐만 아니라 육신도 치료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남편이 바람피우면 아내는 그 배신감에 힘들어하다가 암이 걸립니다. 저는 그렇게 죽어가는 자매들에게 종부성사 때 내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라도 남편을 용서하라고 권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용서하지 못하면 하느님도 정의상 나를 용서하실 수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어떤 자매님이 찾아오셔서 죽고 싶다고 토로하셨습니다. 남편이 좋은 직장도 그만두고 술집 여자와 눈이 맞아 도망쳤다는 것입니다. 자살이라도 하고 싶지만 자녀들 생각해서 그러지도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성체조배 한 시간씩을 청해드렸습니다. 성체조배를 하되 먼저 남편이 돌아오면 용서할 마음을 가지고 하라고 하였습니다.

저도 놀랐는데 기적같이 한 달이 안 되어서 남편이 돌아왔고 저에게 함께 인사를 왔습니다.

 

제가 지속적인 성체조배를 권하는 이유는 성체에서 나오는 자비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성체는 예수님의 심장입니다. 이탈리아 란치아노에 가면 1200년 전에 주님의 빵과 포도주가 미사 중에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해서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 그 예수님의 성체는 면도칼과 같이 날카로운 것으로 잘라낸 정말 사람의 심장 살입니다. 자세히 보면 그 성체에 힘줄까지도 보입니다.

예수님의 이 심장에서는 지금도 자비의 피와 물이 흘러나와 우리를 적시고 있습니다. 용서도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고 그리스도의 자비의 은총을 받아야만 가능합니다.

사실 자비의 주일은 요한 바오로 2세께서 2000년 대희년 부활 2주일에 파우스티나 수녀의 시성식을 거행함으로써 매년 부활 2주일을 자비의 주일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파우스티나 수녀님은 환시에서 예수님의 심장에서 붉은빛과 푸른빛이 나오는 것을 그렸는데 그 그림이 자비의 예수님입니다.

붉은 빛은 그리스도의 속죄를 위한 피이고 푸른빛은 생명의 물, 즉 성령님을 상징합니다. 즉, 그리스도의 심장에서 나오는 피와 물이 하느님의 자비이고 인간에게도 자비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성체에서는 지금도 그 피와 물이 흘러나옵니다. 따라서 그 앞에 앉아있으면 하느님의 자비로 죄가 용서받고 성령님으로 충만해 집니다.

 

저는 그래서 힘든 일이 있는 사람들에게 매일 성체조배 한 시간을 권해줍니다. 어느 날 성당에 앉아있는데 어떤 자매님이 옆에 앉으셨습니다. 제가 그 성당을 떠나기 며칠 전이었습니다.

그 자매님은 저에게 감사하다고 하였습니다. 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 년 전에 그 자매에게도 성체조배 한 시간을 권해주었던 것입니다. 그 자매의 남편도 바람을 피워서 아예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기쁜 나머지 그렇게 성체조배 해서 남편이 회개하고 돌아왔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변한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변한 것은 그 자매님이었습니다. 남편을 용서하게 된 것입니다. 남편이 오히려 불쌍하게 생각되었고 오랜만에 들어와도 밥을 차려주고 이부자리를 깔아주고 다시 나갈 때 따듯한 밥상도 차려준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밉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것만한 기적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기적이 바로 성체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 공원에서 사람 둘을 찔러 죽인 사람이 사형을 언도받고 있었습니다. 사형 집행 전에 회개를 시키기 위해 신부님이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그 사람은 자신을 신고한 사람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았고 그렇게 사형 집행 하루 전날이 되었습니다.

어떤 수녀님이 마지막으로 그를 방문하였습니다. 자신을 설득하러 온 줄 알았는데 그 수녀님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저는 용서 못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너무 미워서 수녀원을 나오고 싶고 사실은 신앙까지 흔들리고 있어요. 그렇게 사람을 미워하고 용서 못하면서 수녀로 사는 것이 위선처럼 느껴져요.”

사형수는 오히려 그 수녀님을 설득하려했습니다.

“그래도 자신을 위해서라도 용서 하세요. 미움을 가지고 살면 상대보다도 내가 더 괴로운 거예요. 주님께서 우리를 용서해 주니 우리도 용서해야 하잖아요. ...”

가만히 듣던 수녀님은 무언가 결심한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요, 저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당신이 죽인 사람 가운데 하나가 저의 오빠였습니다.”

그러자 그 사형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저도 제가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을 용서합니다. 이제야 자유로워졌습니다. 수녀님 감사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령님을 부어주시며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십니다. 성령님이 아니시면 누구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용서는 용서를 부릅니다. 세상의 많은 고통이 어쩌면 서로 용서하지 못하는데서 오는지도 모릅니다. 주님의 자비가 우리를 자비롭게 하고 그 자비는 다른 사람을 자비롭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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