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성지순례가 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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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9-04-23 | 조회수634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성지순례가 되었습니다.
이순의
한 번은 다녀오고나서 산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그렇게도 많은지요.
좀처럼 시간을 낸다는 것이 그토록 어려웠는지
오늘에서야
마음 한 자리에 보고싶은 마음을 실행하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봄께서 횡성쯤에 도착했으니 퇴비를 뿌리라는!
그래서
비가 오시지 않으면 내일은 산으로 가야 합니다.
그러니
집안 정리는 다 마무리를 못해서 난장판인데
열 일을 제처두고
영심씨를 몰았습니다.
"이랴~! 이랴~!"
채찍은 아니라도 엑셀레이터를 막 밟았습니다.
홍인수 신부님께 다녀왔습니다.
저렇게 많은 성찬을 제가 드렸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저는 저렇게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산으로 갈 준비 때문에라도 저런 성의가 없었습니다.
제가 석촌동에 살을 때처럼
여러 교형자매님들은 열심히 일 하시는데
저는 달랑 주먹만큼보다도 작은 디카 하나 들고
사진만 찍으러 다니는 한량이었드랍니다.
그런데
오늘도 그랬습니다.
진수성찬은 신부님을 더 많이 사랑하시는분들이
다 차려놓으시고
저는 그 덕에
근사한 절만 올리고 왔습니다.
본당에서처럼
신부님께서는 또
먼발치의 보드라운 눈빛으로 바라만 보셨드랍니다.
<그래. 그 모습이 너야.> 라고 하시는!
그래도 신부님을 뵈러 가면서 아주 빈 손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미니 장미 한 포기요.
미니 장미 한 포기를 놓으니
뭘로 심으실거냐고 물어 오셨습니다.
주방에서 쓰던 과일칼 집어서 가방에 담아 갔드랍니다.
자알 파지기만 하던데요.
심어두고 왔습니다.
신부님께서 장미를 엄청 좋아하셨다고 하셔서요.
제가 산으로 가버린 뒤에라도
잘 크고
잘 피고
건강해주면 좋겠습니다.
사실은 심고나니
물을 안가져 갔드랍니다.
식용 보리차를 준비해 놓은데서
한 컵 받았는데요.
으~! 뜨겁드라구요.
호오~ 불어서 부어 드리기는 했지만........
걱정은 됩니다.
장미님께서 마셨을랑가?
목구멍이라도 데었을까봐 걱정입니다.
다음에
누구
가시면
제 장미님께서
무사 하신지 좀 살펴주십시오.
부탁합니다.
신부님의 열혈 동지들입니다.
첫 주임사제를 맏으셨던 오류동 성당의 독서회 벗님들.
너무 외로우시면 어쩌나
걱정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첫 주임신부님 시절에는
아리따운 자매님들께서 바글바글 하셨던가 봅니다.
히~~!
그 옛 시절에도
저렇게
신부님을 가운데 모시고
사진을 찍으셨겠지요?!
제가 찍사를 제대로 한 느낌입니다.
호호호호호호호!
신부님께서는 무덤에 누워서도 미남이신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요.
저기 오른쪽의 녹색 포장지로 싸진 붉은 장미도
제 선물입니다.
남의 정성에 묻어서 절 올린 것 같아서 자랑 좀 해 봅니다.
히힛!
아~! 저기 소주랑 커피는 저분들께서 드린........
<신부님, 한 잔 하세요.>
<우리 신부님, 커피도 드셔야지.>
하하하하하!
마구마구 말을 하시면서 드리드라구요.
헤헤헤헤헤헤헤!
신부님의 코 앞에 자리를 펴고
거나하게 소풍오신!
차암!
우리 신부님께서는 복도 많으십니다.
저는
미니장미만 달랑 심고 물러났습니다.
신부님 앞에는 진수성찬이 놓이기도 했고,
빨리 빨리
서둘러야 했으니.......
제가 흙을 파면서 튄 흙가루조차 외면하고
여기저기 눈도장 찍고
사진 찍고
인사다니느라고
그런데
신부님의 소시쩍 양들은 저렇게 지극정성이루다가
소세도 해 주시고
분칠도 해 주시고
.
.
.
<신부님 죄송합니다. 그래도 저는 사진찍어드리잖아요?!>
흐~!
추기경님께서는
땅 위에서나
땅 속에서나
만민을 만나시느라고
제가 가까이 뵙기가 여칸 어려웠습니다.
추기경님은 늘
멀리서 치마자락 만 됩고도
좋은 분!
그렇습니다.
그냥
빈 손으로 가서
멀리
<붉은 수단자락 펄럭이시는구나!>
그 느낌이면 만족이지요.
한쪽에서는 연도를 하시고
막 당도하신 분들은 인사를 하시고
어린 친구 손 잡고 오신 엄마는
<추기경님, 저희 딸 왔어요.> 라고
소개 시키고
한 발이라도 앞에 세워보고 싶을 것이고
성지순례가 되었습니다.
사실 김수환추기경님 옆의 노기남 대주교님께서 선종하셨을 때는
저도
상주 흉내를 내고 있었당께요.
그 신비감은 아직도 신성 그 자체로 기억됩니다.
추기경님을 뵙고
노대주교님께 인사 올리면서
25년 전
6월 전쟁을 기억하던 때
명동성당의 유리관 속에 누워계실 때
우리 만난적 있다고 알려드리고 왔습니다.
덩달아서
제가 산에 가고 없을 때
제 짝궁 잘 지켜주시라고 부탁도 했고........
히힛!
왼쪽의 한 무리는 홍인수신부님네 손님이시고
저기 바글바글 한 무리는 추기경님네 손님이시고
천주교 묘지가 성지가 되었네요.
아니지요.
원래 성지인데
우리가 관심을 놓았던거지요.
관심!
관심!
관심이라!
성지순례를 마치고 얻은 화두였습니다.
삶 안에서 나는 어디에 관심을 두고 사는가?
신앙 안에서 나의 관심은 어느 방향으로 인도되고 있는가?
관심으로 인해 변화되는 것은 무엇인가?
옳은 관심을 갖는가?
지나친 관심은 없는가?
같이 먹자고 야단들이셨지만
저
내일 산에 가야하잖아요.
신부님도 뵙고
추기경님도 뵙고
대주교님도 뵙고
어휴~!
너무 바쁜데.......
그냥 거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싸 주신 떡!
약식은 제가 주시라고 했습니다.
미니장미를 심을 때 흙이 튀어버렸거든요.
그런데 가지고 가셔서 깨물기라도 하시면
제가 너무 죄송하잖아요?!
집에 도착해서
먹어보니 떡은 맛이 있는데
약식은 흙이 써그럭 써그륵 씹혀서.....
아~! 아깝습니다.
그림의 떡이 아니고
그림의 약식입니다.
주시라고 해서 가져 오기를 너어무 잘 했습니다.
<독서회 회원님들 떡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해 주신 영심씨!
<고맙습니다. 영심씨.>
-사랑은 기차를 타고-
음악이야기 김미자님 것 얻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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