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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산에는 추워서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6 조회수513 추천수10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산에는 추워서
                                                         이순의
 
 
 
 
 
 
봄비 오시던 날에 산에 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산에서의 첫 아침 풍경을 간직했습니다.
어두운 밤에 도착한지라
마당에 봄의 전령께서
저렇게
수문장 노릇을 하고 계시는지 몰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간밤에 봉순씨는
꽃들의 박수를 받으며
산에 입성한 것입니다.
우와~!
 
 
 
 
 
 
 
 
얼마나 시린지
연한 조막손을 펴기가 싫어 보입니다.
그래도 저 차가운 봄비가
아침 자리끼가 되어
동면의 타는 목을 적셔주십니다.
아~!  차가워요~!
 
 
 
 
 
 
산수유께서도 풍성히 꽃을 피워
양껏 물을 마십니다.
시원하십니까? 산수유님?
그런데요.
시원하시기는 한데 차가와서
이가 시리데요.
따뜻한 물을 섞어서 오시면 좋으련만
봄비는 언제나
찬물만 가지고 오십니다.
피~!
 
 
 
 
저 꽃은요
마당가의 개복숭아꽃입니다.
참 많이도 피었습니다.
사실 작년에 이사를 와서
개복숭아나무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름 어느 날에
장마비 후두둑 후두둑 쏟아지던 날에
초록 열매가 툭툭 떨어지더니
마당가로 굴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참 복숭아가 아니고 개복숭아라서
그냥 발로 차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산에 사시는 원주민께서 보시더니
으깨진 그 개복숭아 열매를 주워 모으시고
깨물어 잡수시고, 싸서 가지고 가시는 것입니다.
그게 약이라네요.
어디에 좋은 약인지는 모르지만
몸에 좋다는 약이라는 그 한 마디에
일하시던 장정들의 사심을 불러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저 몰래 몰래
하나씩 숨어 따다가 먹는 것입니다.
익으면 먹자고
열매따기 금지령을 내렸지만
그 몸에 좋다는 유혹에
탐하는 마음을 억제하기가 어려웠든가 봅니다.
가을이 되었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저 먹을 거 한 알을 냉기지 않았드라구요.
그래서 저는 개복숭아 열매로 몸보신을 못했습니다.
올해는
저기 저 꽃들의 수를 세어 놓을까요?
그래서 아침마다 개복숭아 열매의 수를 세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이면 개복숭아 열매의 수를 확인하는 것으로 밤을 맞을까요?
그럼 제게도 몸보신을 할 기회가 있을까요?
참 많이도 피었습니다.
참 예쁘기도 합니다.
그런데요. 개복숭아는 우리 몸의 어디에 좋당가요?
 
 
 
 
오늘이 부활3주일이기도 하고
왔으니
만물을 다스리시는 우리 주님께 인사도 드려야 하고
해서
성당에 갔습니다.
진달래는 활짝 피어서
어린 잎은 봄을 맞았는데
성당은 추워서 옷을 입었다네요.
신부님께서 그러셨어요.
성당이 추워서 옷을 입으신 것 같다구요.
사실 산골의 성당이
벽도 얇고
바람 숭숭 들어오고
비 오시면 비 세고
눈 오시면?
아! 눈 오시는 겨울에는 제가 산골에 살지 않으니
눈이 들어오셔서 의자에 같이 앉아 미사참례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하하하하!
성당 지을거랍니다.
오늘부터 이사 준비라고 공지를 하셨구요.
이사짐 싸는데 다 함께 참여하자고 했는데요.
사실......
미사중에 배가 너어무 아파서
..........
화장실에 갔는데요.
성당화장실이 친환경 뭐 그런데요.
변기에 거품이 가득이어야 하는데 거품이 없어서
제가 환경오염의 주범일까봐서
바쁘게 나와서
농협화장실에 가서 배 아픈 볼일을 해결하고
다시 성당에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이요.
굿뉴스의 벗님들께 공지합니다.
천주교 춘천교구 평창군 진부면 진부성당 새성전 짓습니다.
마음 허락되시는 분들은 마음으로 빌어주시구요.
기도 허락 되시는 분들은 기도로 빌어주시구요.
정성 허락 되시는 분은 정성을 보태 주시구요.
물적으로 나눌 수 있으신 분들은 도와 주십시오.
저도 열심히 일해서
주님께서 주시는 모든 은혜를 동원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저렇게 옷 입지 않은 성당에서 미사참례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뜻이 주님의 사랑과 이끄심 안에서 이루어 지시기를 비나이다. 아멘!
 
 
 
 
 
 
성당 마당가의 나무인데
어찌나 을씨년스럽게 추워보이던지
찍었습니다.
하늘도 봄하늘이 아닌 것 처럼
추워보입니다.
사실 너무 춥습니다.
큰 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라서 더 추워보이나요?
저 높은 꼭데기에는 조각구름이 걸려서 더 춥나요?
찬바람께서 불어와서 걸처놓구 간 심술장이 인가요?
햇님께서는 왜 조각구름을 밀어내주시지 않지요?
아~!
따뜻하고 싶으다.
 
 
 
 
 
 
 
 
조막손을 펼까 말까 고민하는 것 같아도
지천에는 조막손을 폈습니다.
큰 나무들은 때를 기다리느라고
아직 마디 굵은 손을 펴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
작은 나무들은
큰 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 막아주시는 덕을 보고 있나 봅니다.
그래도 쫙 펴지는 못하시고요.
햇살 쨍 하는 날이 되어야
색도 더 곱고
잎사귀도 활짝 열리지 싶습니다.
아~! 추워요.
 
 
 
 
 
농부께서도 준비는 다 마치신 것 같습니다.
햇살 따스해지고
땅 속의 온기가 후툿해지면
저 구멍마다 씨 넣으시것네요.
 
산골에도 봄이 오셨습니다.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산골에도 봄이 왔어요.
새 희망을 향하여 화이팅!
언제나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분께 순종하며 화이팅!
 
바빠지면 만나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요.
그래서 산골에도 봄님이 오셨다는 소식 전합니다.
반갑쥬~!
더 반갑쥬~!
히힛!
 
 
 
 

And I Love You So - Chyi Yu

 

 
 
-봄날-
-음악이야기 서정호님 것 얻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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