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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42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9 조회수380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부활 제3주일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35-40

그때에 35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이르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36 그러나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나를 보고도 나를 믿지 않는다. 37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38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39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40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어느 날 신부님은 지갑에서 신분증처럼 생긴 카드를 꺼내 보여 주셨습니다. 당시는 저는 어느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신부님과 신자의 관계가 아니었으며 주중에도 시간이 나면 바람도 쐴 겸 찾아뵙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신앙과는 관계없이 만났으므로 퍽 자유스러운 만남이었습니다.

보여주신 카드를 보니 ‘시신기증카드’였습니다. 제가 생각하였던 그리스도 신앙관하고는 달라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육신의 부활을 믿고 있는데 시신기증을 하여 화장을 하면 어떻게 부활하시려고 시신기증을 하셨습니까?" 하고 여쭤 봤습니다. 신부님의 말씀은 "요즘은 신부들도 시신기증을 많이 한다." 고 하시며 선친께서도 시신기증을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시신 기증할 용의가 있으면 시신기증서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하시며 부인과 자식의 동의를 받아야 죽으면 시신을 기증한 병원으로 연락을 할 수 있으므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가족의 동의를 받지 못하여 미루고 있지만 한번 마음먹은 일이므로 저와의 약속은 지키려고 합니다. 그 후에 요한 복음서를 공부하며 오늘 복음인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하신 복음을 접하고 성경 말씀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분도 시신기증을 하셨으므로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신부님은 어떤 의미로 이해하고 계셨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생각 끝에 복음서를 이해하는 하나의 key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복음서의 말씀이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경우에는 궁여지책으로 하느님과 예수님을 '진리' 로 바꿔서 생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서 생각하였더니 그동안 이해할 수 없는 말씀들이 비로소 안개가 걷힌 느낌이었습니다. 오늘 복음도 하느님과 예수님을 진리로 바꿔서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하고 당연한 말씀입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새로운 진리를 발견한 사람은 기존의 잘못된 지식을 가진 사람들로 부터 수없이 많은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들은 많은 박해를 받았지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또 유전의 법칙을 발견한 멘델수사도 "머지않아 나의 날이 올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 하신 말씀을 멘델수사는 "머지않아 나의 날이 올 것이다." 로 풀이한 것 같습니다.

이번 토요일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김 희중 주교님(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께서 27일 서울 우면동 천태종 관문사를 찾아가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메시지’를 총무원장 정산 스님에게 전달했으며 이날 김 주교님은 '성경’과 ‘최후의 만찬’ 성화를, 정산 스님은 답례로 붓다의 가르침을 담은 ‘법화경’을 선물하였다고 합니다.

불자들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하며 신앙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참되게 살겠다는 그들의 신앙고백입니다. 부처님의 뜻대로 살겠다는데 마다할 부처는 없습니다. 이렇듯 오늘 예수님도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천하의 대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진리의 삶을 살겠다고 하면 이를 반대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를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면 인간들이 만든 조직세계이며 조직은 진리보다는 조직논리가 더 우선합니다.

우리 인류가 경험했던 수많은 불행들은 진리를 외면했던 조직논리에서 비롯되어 국가 간에 전쟁이 일어나고, 종교 간에 충돌이 일어나고, 같은 종교 내에서는 이단논쟁이 일어나고, 정치집단인 정당은 국민의 이익보다는 정당 이익만을 생각하고, 우리 자신들도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기에 진리와는 동 떨어진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진리의 삶과 반대되는 삶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삶이며 이와 반대로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희생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진리의 삶이 아닐까하는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하시며 믿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진리의 말씀이 민중들에게 단 번에 먹혀 들어갈리 없습니다. 그러기에 이 말씀은 제발 내 말을 믿어달라는 예수님의 간곡한 당부의 말씀입니다. 이처럼 우리 교회도 우리 사회에 대하여 이런 간곡한 부탁을 늘 해야 합니다. 힘 있는 세속 권력자의 눈치나 보며 할 소리를 못하는 그런 교회를 예수님은 바라지 않고 계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복음을 선포하고 계시므로 민중들에게 진리의 말씀을 믿어달라는 뜻에서 믿음을 말씀하고 계시지만 지금의 현실은 이러한 믿음의 본 뜻이 교리를 믿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바뀌어 버린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사도신경은 '믿나이다'로 시작하여 '믿나이다'로 끝나고 있으며 그 짧은 고백 속에는 믿어야 할 내용들이 무려 열 가지는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알려주신 말씀을 실천해야 한다는 내용은 단 한마디도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은 믿음의 차원에서 벗어나서 말씀을 실천하는 단계에 진입했어도 오래 전에 진입했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믿나이다’ 의 초기 신앙에서 그만 벗어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고, 망건 쓰다가 장 파하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도록 소원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진리의 삶만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 하였습니다.
저희 또한 진리의 삶을 살기위해서 주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있습니다.
진리는 어느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고 독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나만이, 우리만이 진리라는 이런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나고
진리의 삶을 사시다가 고통 받고 있는 많은 분들께서 다시 살아 날 수 있도록
저희 모두에게 성령님의 지혜를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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