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펭귄이 우리 눈에는 모두가 흑백의 디자인을 한 옷을 입은 듯 같아 보이지만 제 어미는 제 새끼를 기막히게 찾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똑같이 하얀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운동장을 가득 메워도 엄마는 아들을 기막히게 찾아내는 것을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는 교사도 있다. 그 어머니처럼 우리에게 하느님은 쇳가루를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은데 자꾸 어디론가 끌려간다는 느낌이 불편하여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도 더러는 있다.
대체로 좋은 물건을 싸게 내놓아도 사람들이 골라가지 않으면 주인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후회하지 않을 거라며 사도록 권한다. 아마도 권하는 장사가 남는다는 말이 그래서 만들어졌을 거란 생각에 이른다. 물건 파는 사람이 평소 신뢰감을 주던 사람이면 당장 그 물건을 집어 들게 되는 것처럼 예수님을 믿으라고 권하는 사람의 삶이 건강해서 본받고 싶으면 일단 귀를 기울이거나 관심을 쏟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을 권면받을 때는 바로 이끌음을 받을 때라는 것을 눈치 채기까지는 경험을 통해 감각을 익혀야 한다. 좋은 것을 잡을 때를 놓치고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그때 그럴 걸.’ 하며 후회해 봐야 때는 늦다. ‘수많은 사람 가운데서 어찌 나를 골라 택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그 일이 무슨 대수겠는가 싶어 웃을 때가 있다.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주님, 당신을 고백하라고 이 난을 허락하셨습니까?” ●
오정순(한국가톨릭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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