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유다인 사이에 벌어진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에 대한 논쟁 이후에 많은 사람이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수군거립니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요한 6,60). 그리고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그분 곁을 떠납니다(66절). 이러한 상황에서 예수님이 질문을 하십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당신의 열두 제자를 향해 던진 예수님의 질문은 단순히 “만일 너희가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이 나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나를 떠난다고 하더라도 당신들만은 나를 떠나지 않고 내 곁에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번역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참 포도나무의 비유’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기”(요한 15,5) 때문입니다. 당신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한 베드로 사도가 제자들을 대표해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16,68)라고 대답합니다.
신앙인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며 건네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해서, 또 어떤 때는 예수님의 말씀을 비록 알아듣기는 했지만 그 말씀이 귀에 거슬리기에(오늘 복음에 나오는 유다인들처럼), 또 어떤 때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예수님을 떠나고 싶은 유혹을 받기도 합니다.
그 순간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고백한 것처럼 우리 역시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라는 신앙을 고백하면서 그분 안에 머물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당신의 성령을 부어주시어,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우리가 당신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서동원 신부(전주교구 가톨릭 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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