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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5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19 조회수415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부활 제7주간 화요일]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5-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5 “이제 나는 나를 보내신 분께 간다. 그런데도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너희 가운데 아무도 없다. 6 오히려 내가 이 말을 하였기 때문에 너희 마음에 근심이 가득 찼다. 7 그러나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8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9 그들이 죄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고, 10 그들이 의로움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아버지께 가고 너희가 더 이상 나를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며, 11 그들이 심판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이미 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수님은 성 금요일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고 계셨지만 제자들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모르고 있으므로 예수님의 말씀을 아직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하셨습니다. 당신이 제자들과 함께 있으면 제자들은 주인이 시키는 일만하는 종의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므로 이제는 스스로 생각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하여야 한다는 뜻에서 당신이 떠나는 것이 이롭다고 말씀하였습니다.

내 할일을 다하였으면 떠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장강의 앞 물결은 뒤 물결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고 노자는 도덕경에서 공을 세웠으면 물러나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며 '공수신퇴 천지도(功遂身退 天之道)'를 말씀 하였습니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도 떠날 때를 아시고 미련 없이 떠나시려고 하는데 세상의 우두머리들인 왕이나 황제들은 죽을 때까지 마르고 달도록 자리에 연연하고 있습니다.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하셨으나 제게는 보호자이신 성령이 임하지 않아도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대하여는 예수님의 가르침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이 성령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예수님의 가르침은 복음서의 말씀만으로도 충분하므로 말씀을 하나라도 더 기억하여 이를 행하라는 말씀처럼 들려옵니다. 

민중들이 죄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고 하셨습니다. 민중들이 생각한 죄는 율법을 지키지 않는 것과 태어날 때부터 원죄를 가지고 때어났다고 믿고 있었기에 그들은 죄에 대하여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율법은 절대적이 아니라는 뜻에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이런 가르침에 대하여 지배자들은 '악법도 법이다.'는 말을 지어내어 이 가르침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말은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알려져 있으나 소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글을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의로움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아버지께 가고 너희가 더 이상 나를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셨습니다. 우리는 정의는 승리한다고 믿고 있으나 정의는 꼭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경우가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길고 긴 역사의 흐름에서 보면 언제나 승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의로움에 대하여 찰나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있으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생각하라는 말씀입니다.

5.18 광주민주항쟁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서 군부독재 세력은 성공한 작전처럼 생각하였지만 역사는 그들을 학살자로 심판하였습니다. 용산참사도 지금은 수사기록까지 은폐하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지만 역사는 부당한 공권력에 의한 학살로 이를 다시 심판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정의를 너무 남발하여 정의와 정의가 충돌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으므로 과연 무엇이 정의일까요? 인류 역사에서 정의를 부르짖지 않은 전쟁은 찾아보기가 극히 어려울 것입니다. 또, 5.18 광주민주항쟁을 무력으로, 용산철거민을 공권력으로 살인진압을 하였음에도 사회 정의를 앞 세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공권력으로 불의를 저지른 사람들도 모두 정의를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는 자비하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야 정의이므로 자비가 그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하며 법의 준수나 집행을 정의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위급상황에서 응급처치로 생명을 구한 사람에게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의료법 위반의 범법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우리 성경에 의거 착한 사마리안의 행위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자비가 곧 정의임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심판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이미 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하셨으나 당시 민중 들은 심판을 어떤 의미로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추측할 수 있어야 이 말씀을 묵상할 수 있지만 세상의 우두머리는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심판으로 생각하면 이 세상의 우두머리는 모두 심판을 받았으므로 말씀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심판받지 않는 길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여 영원한 생명을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묵상하였습니다.

오늘은 성령과 '공수신퇴 천지도(功遂身退 天之道)'의 참 모습과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묵상을 통해서 새로운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늘 이런 교훈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내 소임을 다하면 미련 없이 떠나야 하는 것은 아버지의 뜻임도 아셨습니다.
당신이 떠나야 열 한 분의 제자들이 당신의 뜻을 펼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대하여도 알려주셨습니다.
이런 가르침을 잊지 않도록 늘 성령이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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