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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진묵상 - 역사 속으로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21 조회수422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역사 속으로
                                                 이순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주 만물에 대한 절대적 가치기준을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게 드러내 주지 않았는가? 라고 생각해 봅니다. 지구라는 별에 인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또 다른 어느 행성에서 실존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생명체를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여기 이렇게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의미를 역동적 관계 안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인류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발전이라는 언어가 소용이 없었을 것이고, 그저 고요히 절대적 존재인 창조상태에서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참으로 조용했을 것입니다. 깊게 파인 우물 안에 고인 물처럼 수맥을 따라 흐르며 맑고 청정함 그 상태를 유지했을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참으로 평온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있었으니 그 물을 퍼 울려 먹고 마셨으며, 사람이 있었으니 잔잔한 수면에 물결이라는 무늬를 만들었고, 사람이 있었으니 한일 한일 한일 자동펌프 물 걱정을 마세요. 라고 광고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산골에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용한 곳에 소음진한 공사가 시작 되었습니다. 
  
 
 
 
  
 
 
저기 성당 유리창 아래로는 꽈리가 심어져 유난히도 붉은 물 들이고 있었고
오른쪽 사제관 현관 앞에는 백작약이 푸짐하게 심어져
왕개미들이 그 달디 단 보약을 탐하여서 징그러웠었는데
또 성모님 곁으로는
서로 손 잡고 화해의 손길을 자랑하던 담쟁이 들도 어디론가 이사 가고
이제 성모님도 이사를 가셔야 한다고 알리고 계시네요.
 
 
 
 
 
 
 
육중한 굴삭기의 힘에는
역사적 산실의 권위도 더 좋은 내일 앞에
자리를 뜨려 합니다.
잘 가십시오. 진부성당 제대 벽님!
그동안 벗해 주시고 지켜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아멘!
 
 
 
 
 
 
 
 
 
 
 
주님의 성체도
제대도
신부님도
교우들도 이사를 했습니다.
평일과 토요 특전 미사는
성당 옆에 2층집을 빌려서 기거를 할 것이구요.
일요일은 진부면 사무소 강당을 빌렸습니다.
미사 전에
차가운 바닥에 않으실 어른들께 방석을 권하십니다.
 
산골에 여행 오시는 분들께서는 지나가시는 길이라도 꼭 다녀가 주시기를 빕니다.
이곳에 지극히 불편한 주님의 집이 있습니다.
 
 
 
 
 
 
 
그 2층집 마당으로 성모님께서도 이사를 하셨습니다.
그 집 정원이 너무 근사하다보니 성모님께서도 그다지 불편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저희들과 눈 높이가 맞아서 더 반갑고 친근함이 팍팍 와 다았습니다.
5월 성모님의 달에 옮기신 불편함은 10월 묵주의 기도 성월쯤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이루실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는 본당을 지을 때 몇 년씩 걸려서 지었는데
산골에서는 봄에 헐기 시작한 성당이 가을에 축성할 계획이라 하시니  
쫌 어리둥절 하기는 해도 
기술이 좋은 시대이기도 하고
산골의 작은 성당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면에서 
무탈하게 잘 지을 수 있기를 빕니다.
 
 
 
 
 
 
사람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곳에는 늘 새로움이 찾아와 전진하게 했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곳에는 뒤로 뒤로 밀려나 멀어지는 기차길의 가로수 같은 아련한 풍경들로 남아 있습니다.  결코 잊히지는 않겠지만 나 죽고 나면 잊히겠지요. 그러고 나면 사진첩 속의 한 장 사진으로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려 할 것이고........ 후대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이 날의 사실들을 골동품 처럼 아끼고 보존해 나갈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비 오시는 오늘! 들에 나가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하여 여기서 이 일을 하고있습니다. 진부 성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 모습을 꿈꾸는 기상 앞에서 기차길옆 차창 밖의 한 풍경을 남기고 싶습니다. 산골로 농사지으러 와서 초보 농사꾼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받아 주셨는데......  고맙습니다. 곰팡이 냄새 퀴퀴하였고, 추웠어도, 찾아오는 객지 신자를 밀어내지 않았던 너른 가슴에 감사 드립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참으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우리 주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드립니다.
 
 
 
 
 
 

첨부파일 주의 기도 B Major.wma

테너 / 최성욱
 
 -음악 이야기 노병규님 것 얻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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