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고통과 기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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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현아 | 작성일2009-05-22 | 조회수778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부활 6주간 금요일 - 고통과 기쁨
제 앞방엔 저와 한 동네에서 태어나 함께 자란 친구 신부님이 살고 있습니다. 오늘 날도 덥고 해서 저녁으로 냉면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시골에서 함께 자랄 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희가 자라던 시골은 전기도 안 들어오는 정말 시골이었습니다. 집도 몇 채 없었습니다. 어느 날은 온 동네가 엿 고는 냄새로 가득 차기도 합니다. 그런데 엿 고는 집은 그 집에 사는 가족 모두가 밤을 새야합니다. 아버지는 불을 때기 위해서 장작을 밤새 패야하고 어머니는 솥단지안의 조청이 눌어붙지 않도록 밤새 저어야하며 아이들은 밤새 때는 불 때문에 뜨거워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아예 엿을 고을 때면 장판지가 눌어붙지 않도록 방의 장판지를 다 걷어내고 불을 땝니다. 다른 집 사람들은 밤새 온 동네에 퍼지는 엿 고는 냄새를 맡으며 내일의 꿈을 꾸며 잠을 잡니다. 이렇게 한 집이 밤새 엿 고는 것이 끝나면 아침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조청으로 만들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먹을거리를 만듭니다. 쌀 뻥튀기에 조청을 입혀 과자를 만들고 깨나 땅콩으로 엿을 만들기도 합니다. 또 인절미에 찍어 먹기도 하고 그것을 굳혀 순수한 엿으로 먹기도 합니다. 밤새 잠을 못 자고 일을 해야 하는 가족은 좀 안 됐지만 내일의 이런 기쁨의 잔치를 생각하며 기꺼이 고생을 감수합니다. 한 가족의 희생으로 온 마을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엿을 만드는 것이 어찌 아기를 낳는 고통과 또 아기를 낳은 후의 기쁨에 비길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사는 것이 항상 이 고통과 기쁨의 반복인 것 같습니다. 또 더 큰 기쁨을 위해서는 더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세상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제자들에게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미리 예고해 주십니다.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린다. 이처럼 너희도 지금은 근심에 싸여 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은 어머니이고 제자들은 자녀들과 같습니다.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다는 출산을 겪어내고 자녀를 얻는 기쁨을 느끼신 분입니다. 따라서 어머니는 자신도 모르게 이 ‘고통과 기쁨의 신비’를 터득합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어떠한 시련과 고통도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반드시 기쁨의 열매가 있을 것임을 가르쳐주십니다. 그러나 힘들어하는 자녀들은 어머니의 말을 잘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지금은 다만 힘든 것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도 온갖 아픔을 이겨낸 어머니처럼 자녀들인 제자들에게 곧 다가올 진통의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세상 자체를 커다란 어머니 뱃속으로 비유합니다. 이 안에 새로운 생명이 준비되기 때문입니다. 근심과 고통 속에서 준비된 새 생명은 어머니인 교회의 고통으로 새로 태어나게 되고 그리스도를 만나게 됩니다. 그 기쁨은 영원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죽음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빼앗지 못하는 기쁨의 이유는 바로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 분과의 만남은 육체적인 만남이 아니기 때문에 죽음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기쁨입니다. 어떤 수녀님께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예수님께서 나를 불러주셨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라고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 분은 그 확신으로 평생 수녀님으로서 그 기쁨을 잃지 않고 사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확신을 얻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겠습니까? 우리도 수많은 고통 가운데 있더라도, 그것은 주님께서 세상이 빼앗을 수 없는 기쁨을 주시기 위한 과정임을 상기하며 힘을 냅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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