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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 24일 야곱의 우물- 마르 16,15-20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24 조회수436 추천수6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마르 16,15-­20)
 
 
 
 
어떤 부부 교사가 있었는데 남편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부부가 서로 떨어져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막막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잠시라도 없는 세상은 도저히 못살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 남편이 말하기를 “내가 먼저 가서 자리를 마련하고 당신을 데리러 올게.”라고 말했습니다. 그 후 그들은 3년 동안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그러나 참고 기다린 보람이 있어서 부인도 남편이 있는 곳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학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승천은 바로 이런 만남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3년 동안 종종 예수님을 실망시켰습니다. 그 결정판이 예수님이 체포당하자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마르 14,50) 달아났고,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고(14,66-­72 참조),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요한 20,24-­29 참조). 하지만 예수님은 그 순간에도 그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신뢰하고 다시 기회를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오르시기 전에 당신께서 이 땅에서 행하셨던 ‘복음 선포’의 사명을 제자들에게 계속 수행할 것을 명하심으로써 지금 이곳에 완성하고자 하셨던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은 누군가 나에게 복음을 전해 준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지금 예수님을 믿게 되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일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15)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시어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펴시고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라고 하셨습니다. 일찍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복음 선포였으며 (마르 1,38), 세상을 향한 첫마디 말씀도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1,15)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시어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1,17)라고 하시며 사람 낚는 어부, 곧 ‘복음 선포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기 전에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사도 1,4)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1,8)라고 하셨습니다. 성령을 받으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모른다고 부인한 겁쟁이였으나(마르 14,66-­72 참조), 성령을 받아 복음을 전했을 때 한 번에 삼천 명이 회개하여 예수님을 믿게 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사도 2,41 참조). 복음 선포는 성령께서 주관하고 추진하시며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성령의 능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에도 숨을 불어넣으며,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하시며 성령으로 충만케 하셨습니다.
필립포스가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받게 한 것도 성령의 능력이며(사도 8,26-­40 참조) 베드로가 카이사리아의 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 가정에 복음을 전하고 회개하게 한 일도(사도 10,1-­43 참조), 사울이 회심하여 개종한 것도(9,1-­19 참조), 안티오키아 교회에 사람을 파견한 것도(11,19-­26 참조) 성령의 인도하심입니다.

이처럼 복음 선포는 성령의 능력으로 전하는 것이지 우리의 능력이 아닙니다. 우리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1코린 2,4)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승천하시기까지 제자들에게 하실 이야기가 많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은돈 서른 닢에 팔아넘긴 유다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다른 열한 제자들도 부족한 것이 많았습니다. 왜 뛰어난 사람들이 아닌 이런 모자라는 사람들을 제자로 택하셨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라는 사명을 맡기고 하늘나라로 올라가셔야 하는 예수님의 심정이 오죽하셨겠습니까? 예수님의 부탁 말씀이 아주 많으셨겠지만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마르 16,15)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때 제자들에게 사명이 주어지는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이 사명은 제자들 편에서는 주님의 일을 ‘우리가 계속하자.’는 다짐으로 옮아갔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셨을 때의 ‘복음 선포’ 사명을 제자들에게 마지막 파견 사명으로 맡겨주신 것입니다.

승천은 이제 복음을 선포하는 제자들의 일로 옮겨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더 이상 보이지 않지만 ‘복음 선포’ 그 안에 예수님께서 살아 계십니다. 예수님의 성령께서 이 일의 주관자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공생활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었듯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의 삶도 복음을 선포하는 삶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시작하신 복음 선포를 제자들이 이어가길 원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믿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능력이 있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마르 16,17-­18 참조). 우리는 이 능력들이 ‘복음 선포’를 위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기적들은 제자들이 선포한 말씀을 확증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라고 고백했습니다.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인간이 만들어 낸 사상이나 종교가 아니라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파견을 받았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승천을 통하여 살아 계신 주님을 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복음 선포는 제자들이 일생 동안 감당해야 할 사명이었습니다. 사도행전에서 제자들이 복음 선포에 목숨을 걸고 전파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성령께서는 복음을 전하다가 낙심하고 있는 제자들을 찾아가 위로하시고 계속하여 제자들에게 복음을 담대히 전할 것을 명령하십니다(사도 18,9 참조). 우리의 선교 사명은 승천하신 예수님한테서 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복음 선포를 위해 헌신하는 많은 이들 덕분에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졌음을 감사드리며 우리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맡겨주신 ‘복음 선포’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은혜를 청해야겠습니다.
정애경 수녀(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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