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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70) 슬픈 것은 슬프다고 말하는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24 조회수480 추천수7 반대(0) 신고

 

 

(470) 슬픈 것은 슬프다고 말하는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이순의

 

분명히 슬픈데

갑자기 눈치가 보입니다.

슬프다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곁눈질을 하게 됨니다.

제가 청춘이었을 때는

왜 슬픔을 슬픔이라고 말하지 않느냐고

어른들,

기득권이라는 사람들의 이기심이라고

가슴으로 분노하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제가 그 어른이라는 나이가 되었고

제가 그 기득권의 대열에 섰습니다.

그러니

슬픈 것을 슬프다고 말하기 전에

곁눈질을 하게 됩니다.

나 아직도 이룬 것은 없어도

되돌아 가기에는

살을 날 보다 죽을 날이 더 가까워 보이고

나 아직 가진 것은 없으나

그나마 지니고 있는 조금이라도 잃을까 두려웁고

그보다 더 우선은

나 이제 혼자 몸이 아니라는!

또한 청춘을 상실한지는 이미 오래 되었더이다.

그래서

슬픈데도

안타까운데도

답답한데도

.......

자꾸 곁눈질이 되더이다.

그래서 당신을 버리라고 하신 유언을 따르고자 합니다.

저는 당신을 버리렵니다.

당신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이 슬픈현실을 어쩌란 말입니까?!

그러니 버려야지요.

당신이 스스로 버림 받으시고야 말았으니

이제 곁눈질하며, 눈치 보며, 몸 사리며 사는 길로 돌아가야지요.

이건 아니질 않습니까?!

당신이 없는 세상은 어쩐지 무서울 것 같습니다.

예수님처럼

그렇게 죽임을 당하실 수는 없었습니까?

저는 지금

슬슴을 슬픔이라고 말 해야 할지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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