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각의 창(窓), 양심의 거울'을 키워 주소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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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지요하 | 작성일2009-05-28 | 조회수546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생각의 창(窓), 양심의 거울'을 키워 주소서
▲ 성모의 밤 / 성당 밖 성모상 앞에서 묵주기도를 하고 ⓒ 지요하 성모의 밤 헌시 ※천주교 대전교구 태안성당에서는 27일(수) 저녁 8시 '성모의 밤'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 행사에서 제가 성모님께 바치는 시를 낭송했습니다. 제 헌시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행사 후 성당 밖에서 제게 악수를 청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절절한 음조로 성모님께 바친 시를 소개합니다. '성모의 밤' 헌시 ▲ 성모 마리아님, 사랑해요 / 어린 두 자매가 함께 지은 글을 번갈아 읽어 드리고... ⓒ 지요하 성모의 밤 헌시 '생각의 창(窓), 양심의 거울'을 키워 주소서 일년 열두 달 중에서 가장 아기자기하고 살기 좋으면서도 유난히 눈물도 많은 대한민국의 5월 올해도 5월의 슬픔 속에서 어머니를 뵙습니다 묵주를 지팡이 삼아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도 한숨쉬고 눈물짓는 일이 많습니다 슬픔 가운데서 더 열심히 기도하게 되고 이 지팡이가 없다면 부박한 나날을 어찌 살까 싶기도 합니다만 어머니와 함께 하는 기도 속에서 더욱 투명해지는 슬픔들이 오히려 강한 지팡이가 되어주는 현상도 경험합니다 그래서 슬픔은 소중합니다 사람은 개인의 처지 때문에 슬퍼하기도 하지만 남들의 아픔 때문에 슬퍼하기도 하고 세상의 현실 때문에 눈물짓기도 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 오열하시는 어머니의 눈물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눈물도 있습니다 그 눈물들이 너무도 아름답고 소중하기에 그 눈물들을 사랑하는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머니 저는 구세주의 참혹한 죽음 앞에서 오열하신 어머니의 눈물을 많이 기억하고자 했습니다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신 어머니의 눈물을 닮고 배우고자 했습니다 건강치 못한 몸임을 잘 알면서도 여러 번 오체투지 순례 현장으로 달려가 땅바닥에 엎드리는 일을 무수히 반복하면서 세상 권력에 맞서 진정으로 세상을 사랑하셨던 예수님의 발자취에 입을 맞추고 또 맞추었습니다 용산참사 현장에서 거행되는 미사에 참례할 때마다 참화 속에서 함께 통곡하셨고 연일 하염없이 눈물지으시는 어머니를 뵙곤 했습니다 이웃의 눈물을 남의 일로만 보지말고 세상의 오만과 탐욕이 빚어내는 일들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하지 말라 하시는 어머니의 음성을 듣곤 했습니다 아무런 힘이 없을지라도 잠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너는 큰일을 하고 있는 거라는 예수님의 음성도 들었습니다 어머니 며칠 전에는 아내와 함께 남녘 봉하마을 그 먼길을 가고 오면서 어머니께서 제게 주신 묵주라는 이름의 지팡이에 의지하면서 하염없이 차창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차창은 내 옆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앞에도 뒤에도 다른 한 옆에도 존재하는 창을 통해 하늘과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훤히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창이 있고 창 밖을 보는 눈이 있으므로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도 있을 터였습니다 생각의 창, 양심의 거울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내가 진정 하느님을 보려하고 기도라는 이름의 지팡이에 의지하려 함은 스스로 생각의 창을 키우고 양심의 거울을 닦는 일일 터였습니다 눈물의 5월 속에서 오늘 다시 뵙는 어머니 고달픔 가운데서도 희망의 빛을 한아름 안고 어머니께 기도합니다 어머니께서 주신 지팡이에 제가 더욱 의지하게 하시며 제 지팡이를 사랑하는 만큼 더욱 뜨거운 지향으로 이 세상 모든 이의 생각의 창과 양심의 거울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게 하소서 오늘도 쉬이 보고 접하는 어머니의 눈물을 제가 더욱 뜨겁게 사랑하게 하소서! ▲ 나이 먹어 겸연쩍기도 했지만... / 젊은 시절부터 많이도 '성모의 밤' 헌시를 낭송해 왔지만,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절절한 음조였던 것 같다. ⓒ 지요하 성모의 밤 헌시 *2009년 5월 27일/수, 태안성당 '성모의 밤' 행사에서 지요하 막시모 헌송 2009.05.28 09:37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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