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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6. 누가 최고?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30 조회수446 추천수4 반대(0) 신고

 

누가 최고?

   바오로 사도의 성공적인 선교비결에 대해 7회에 걸쳐 알아 본 대로, 과연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모여들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늘 우려할만한 일이 생겼고, 바오로 사도는 공동체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서신을 통해 올바른 지침을 보냈다. 그중에서 코린토 공동체에는 무려 네 통이나(1코린 5, 9. ; 2코린 2, 4 ; 2코린 7, 8 참조) 편지를 써 보냈는데, 그만큼 갖가지 문제가 많이 발생했던 곳이 코린토였다.

    코린토의 주민들은 원래 운동이든 상업이든 토속신앙이든 무엇에나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그리스도 신자들 안에서도 때때로 과도한 열정이 빚어내는 부작용이 있었다. 아직 확정된 실천 강령이 없어 빚어지는 혼선(혼인, 교우들끼리의 송사, 우상에게 바쳐진 제물의 처리, 전례 때의 기본예절 등)은 그렇다 쳐도, 신자들끼리 분파가 생기고(1코린 1, 12), 성령의 은사를 두고 경쟁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사도는 편지를 통해, 성령께서는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각자에 맞는 다양한 은사를 주시는데(1코린 12, 4-11), 그 은사들은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그리고 공동의 선을 위해 쓰여야 함을 역설한다. 마치 눈이나 귀, 코, 손, 발 등 다양한 지체들이 합심해야 온전하게 몸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처럼, 다양한 성령의 은사를 받은 사람들도 하나가 되어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12, 12-31).

   그리하여 본래 은사간에 우열은 없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사도는 구태여 은사의 순위를 정해준다(12, 28-31). 그것을 보면 공동체에 유익을 주는 기여도에 따라 순위를 정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당시 외적으로 드러나는 은사를 받은 사람들이 아무 때나 분별없이 자신을 자랑함으로써 공동체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었고, 반면에 드러나지 않는 은사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것을 가치 없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었다. 사도는 공동선을 위해 써야 할 은사를 영적 우위를 다투는 경쟁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러기에 사도가 가장 큰 은사로 소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모든 은사를 뛰어넘는 최고의 은사로서의 사랑, 인간의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바로 그 사랑을 추구하는 데에 온 열정을 바쳐야 한다고 강조한다(14,1).

   그렇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열심히 일하는 지체들이 많아야 한다.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일하다보면, 선의의 경쟁도 항상 따라 일어나기 마련이다. 문제는 자신의 영성에도 해를 끼치고 공동체에도 악표양이 되는 ‘지나친 경쟁’이다. 다양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고 함께 협력하기보다 남의 것을 깎아내리는 사람들, 교회의 유익보다는 자신의 이득을 먼저 계산하는 사람들 때문에 때때로 ‘그리스도의 몸’이 병든다. 이왕 경쟁을 하려면 자기 자신과 경쟁을 하자. 즉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좀 더 나아지도록, 사도가 추천하는 최고의 은사인 ‘사랑’을 얻기 위해 고린토 전서 13장의 항목을 내면 깊이 새기는 경쟁을 하면 어떨까?

 

이인옥(체칠리아) 말씀봉사자
 
-수원교구 주보 3면에 기획연재하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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