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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3일 야곱의 우물- 복음 묵상/ 어디서 저런 배짱이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03 조회수549 추천수4 반대(0) 신고
어디서 저런 배짱이 …

그때에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이 예수님께 와서 물었다.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 아내만 두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래서 둘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지만 후사를 두지 못한 채 죽었고, 셋째도 그러하였습니다.
 
이렇게 일곱이 모두 후사를 남기지 못하였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다시 살아나는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 들였으니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에 관해서는, 모세의 책에 있는 떨기나무 대목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읽어보지 않았느냐?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최전방 군종신부로 있을 때 일이다. 부대 방문을 갔다가 돌아오는데 법사님(군종장교인 승려)한테서 전화가 왔다. 급한 일이 있으니 와서 도와달라는 연락이었다.
가서 보니 법사님 앞에 7, 8명의 형제자매들이 서 있었다. 초등학교로 선교하러 나온 인근 마을 개신교 신자들이다. 개신교 신자인 어린이가 법복을 입고 지나가는 법사에게 “악마다, 사탄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법사님은 충격을 받고 함께 나온 사람들에게 “왜 이 어린이에게 내가 악마, 사탄이라고 가르쳤냐?”라고 항의했고, 그들은 “우리는 그렇게 가르친 적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개신교 신자들이 법사님에게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 듣고 있기가 힘들었다. 그들은 법사님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아저씨도 구원받으시려면 예수님 믿으세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법사님인 줄 뻔히 알면서도 ‘아저씨’라니, 할 말이 없었다. 더욱 난감한 일은 그다음이었다. 잠시 후에 그 교회 목사님이 왔다. 자초지종을 들은 목사님은 법사님에게 “아니, 젊은 양반이 꼬마 어린이가 한 말을 갖고 흥분하고 그러세요?” 하고 말했다. 평범한 신자도 아니고 목사라는 신분의 사람이 타종교 지도자인 법사님에게 ‘젊은 양반’이라니?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흥분한 법사님과 차 한 잔을 마시며 법사님의 아픈 마음을 달랬다. 30여분이 지난 뒤 성당으로 귀가하는 길에 보니, 그들은 찬송가를 힘차게 부르고 있었다. ‘저들의 저 배짱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성경도 줄줄 외우고 하느님의 능력과 역사하심을 그토록 강조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타종교 지도자에게 ‘사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마음이 착잡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혹시 내 안에도 저런 배타주의가 있지 않을까?’,
‘나는 의견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는가?’ 종교평화 없이
세계평화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최인섭 신부(청주교구 오창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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