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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라리 죽는게 낫다는 사람들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03 조회수647 추천수12 반대(0) 신고


  

 

 

 
말씀:  토빗기


토빗은 유배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평생토록 하느님께 충실하고, 사람들에게는 선행을 베푸는 진실한 의인이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고가 찾아와 장님이 된다.

'무더운 여름날, 마당에서 잠을 자다가 참새똥이 눈에 떨어져 눈이 멀게 되었다'는,

사실은 말도 안되는 이 이야기는,

그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사고였었는가를 강조하는 말이어서

그의 불행이 참으로 '억울한' 것이었음을 느끼게 한다. 

 

한편, 토빗기에는 또 한 명의 주인공 '사라'가 등장한다.

그녀는 신방을 치르기도 전에 남편을 일곱 명이나 족족 잃었던,

말하자면 시쳇말로 '재수 옴붙은' 여인이었다.

토비트와 사라는 사는 것이 고역이었고,

자신들에게 닥친 원인을 모르는 불행의 와중에서

하느님께 차라리 죽게 해 달라고 간청을 한다.

 


하느님께서는 라파엘 천사를 보내시어

그들의 믿음을 이렇게 저렇게 시험을 해보기는 하지만,

결국 토빗의 시력을 되찾게 하시고,

그 아들, 토비야와 사라를 맺어주시어 행복하게 결말을 이끌어주심으로써, 

그들이 정말로 의로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입증해주셨다는 해피앤딩 스토리다.


 

기원전 200-180년경의 작품인, 토빗기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세상에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은 그가 지은 죄 때문인가?'

'하느님은 의인의 고통에 무관심하신가?' 하는 사람들의 의문에 대해,

두 가정의 결혼과 다시 찾는 토빗의 시력을 통해서

고통은 죄에 대한 벌이 아니라 하느님의 시험이라는 것과

하느님은 의인에게는 끝내 상을 내리시는 분이라는 것,

즉 의인의 고통에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우고자 한다.

 

.................................

참으로 안심이 되는 성경말씀이다.

그런데도 아직 풀리지 않는 우리들의 딜레마!

 

의인들의 고통은 무위로 끝나지 않는다고 토빗기가 위로를 하고 있긴 하지만

고통 받고 있는 어느 누구도 선뜻 자신을 의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다행히도 사도 바오로는 의인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죄에서 해방된 무결점의 인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사도의 말씀에 따르면,

'의인'이 아님에도,

'의인'이라고 선언해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의해

그를 믿는 모두가 '의인'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크게 안심이 되는 이야기다.

그러니 그것을 어찌 복된 소식, 기쁜 소식이라 하지 않을까?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고통,

우리 스스로 만들어 겪고 있는 고통도 있겠지만,

토빗처럼 자기의 탓이 아닌 '어이없는' 고난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없고 능력없고 백그라운드 없어, 더욱 아픈 그들에게는

토빗기가,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 얼마나 큰 복음으로 다가올 것인가?

 

....................................

 

요즘, 어떤 본당에서 사도신경을 10주간 강의하고 있다.

그곳은 살기가 힘겨운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본당이다.

 

저녁 늦게 강의하는 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 얼마씩의 회비를 받았다는데도 불구하고

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등록을 했다.

 

5주째 강의를 하고 있는 중인데,

약속된 시간을 넘기는 수가 많은데도,

눈을 부릅뜨고 한마디라도 놓칠새라 열심히 듣는 사람들의 열기에 힘입어

나도 피곤을 모르고 강의하고 있다.

 

그런데 맨 마지막 자리에는 언제나 ,

휠체어를 타고 계신 분이 네분이나 있다.

지난 주에는 비가 와서 온 몸이 젖어가면서도

그분들 중 한 명도 결석하지 않았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간절하게 하는가? 

 

그게 무언지 모르지만,

자신의 탓없이 장애의 몸을 갖고 태어나

그토록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그들에게

눈밝은 인생의 길잡이,  라파엘 천사가 우리 대신 찾아가서

그들의 어이없는 불운을 행운으로 돌려주기를 하느님께 간청한다.

 

어쩌면 한번쯤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음직한 그들을 찾아가

하느님의 보상이 실제로 있음을 알게 하시고

그들의 삶이 여기서부터 해피엔딩이 되게 해주십사고 

두손 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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