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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은총의 통로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11 조회수93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0 주간 목요일 - 은총의 통로 

 

 

 

 요즘 ‘노다매 깐따빌레’라는 일본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지휘를 하고 싶어 하는 한 천재 피아니스트와 그 남자를 좋아하는 역시 천재적 소질을 지닌 피아니스트지만 어렸을 때의 아픈 기억으로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지 못하고 평범하게 사는 노다매라는 여자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어떤 사람도 사랑과 관계를 벗어나서는 온전해 질 수 없다는 것을 주제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천재 지휘자는 천재인 만큼 남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을 그냥 넘어가지 못합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너무 요구만 하여서 단원들이 갈라지고 좋은 음악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도 뭐라 해서 단원 한 명이 울며 뛰쳐나갑니다. 이것을 본 주인공의 스승은 단원 한 명을 울렸기 때문에 지휘할 자격이 없다고 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전에 그들 한명 한명을 존경하고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음악 이전에 사람을 존경해야 하고 내가 먼저 존경하면 그것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교훈을 남깁니다.

그 이후로 주인공은 조금씩 바뀝니다. 불완전 자체인 노다매를 이해하려고 하면서부터 다른 이들의 불완전도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제대로 연주도 못하는 가난한 학생으로부터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이해합니다. 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연주해 달라고 독촉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연주하도록 하고 음악을 즐기자고 합니다. 이 때 비로소 아름다운 화음이 나오게 됩니다. 음악 안에 그들의 이해와 우정이 녹아들어 간 것입니다. 이 음악은 듣는 모든 다른 사람들도 감동시킵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사제로서의 제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본당에서 볼 때도 단체들이 화합도 안 되고 일처리도 답답하여 좀 더 잘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가졌었습니다. 어쩌면 겉으로는 주일학교나 청년회를 활성화하여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겠다는 마음이 있었겠지만, 무의식 속에는 나 자신의 만족감이나 다른 사람의 좋은 평가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의 일꾼은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능력을 뽐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알고 있고 가지고 있는 능력들은 양들을 잘 이끌기 위해서 하느님께서 거저로 주신 것입니다. 내가 잘나서 나의 능력으로 그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양들을 잘 이끌도록 나에게 능력까지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갈릴래아 호수는 물을 계속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그 물을 품고 있지 않고 계속 요르단 강을 통해 내보냅니다. 물이 이렇게 흐르니 호수는 썩지 않고 물고기와 생명이 풍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해는 받아들이기만 하고 내보내지는 않으니 그 안에서 썩고 온통 소금으로 절여져서 어떤 생명도 살지 못하고 주위의 생명도 자라나지 못하게 합니다.

 

주님의 사도들은 은총의 통로입니다. 그들을 통해서 은총을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영광을 위해 은총의 통로역할을 하지 않고 자신 안에 쌓아놓으려 한다면 그 은총은 오히려 해가 됩니다. 은총은 흐르기 때문에 내 안에도 항상 새로운 은총으로 다시 채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도구는 도구로써 쓰여지는 것으로 만족하고 행복해해야 합니다.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주님의 제자는 자신을 위해 아무 것도 남겨놓지 않고 모든 것을 주는 사람이기에 예수님은 아무 것도 지니고 다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미래를 걱정하면 돈을 모으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저는 아직도 내어 놓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피와 물 한 방울까지도 내어 놓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피 한 방울까지 내어놓아 가난해져야 합니다. 숨을 내 쉬어야 다시 들이 쉴 수 있는 것처럼 내 주어야 내 안에 새로운 것이 채워지게 됩니다. 물론 그런 의도로 내어놓아서는 안 되겠지만, 결국 내가 내어 놓는 것으로 다른 이들도 풍성해 질 것이고, 우리가 주님의 은총으로 다시 주님께 영광을 드리듯, 우리가 내어 놓은 것이 다시 우리에게 축복으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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