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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14일 야곱의 우물-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14 조회수434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 두 사람을 보내며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가거라. 그러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하여라. 그러면 그 사람이 이미 자리를 깔아 준비된 큰 이층 방을 보여 줄 것이다. 거기에다 차려라.” 제자들이 떠나 도성 안으로 가서 보니, 예수님께서 일러주신 그대로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마르코복음에서 예수님의 수난사는 유다 지도자들의 음모로 시작됩니다.(14, 1 - 2) 다음은 예수님에 대한 음모와 유다가 배반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베타니아에서의 저녁 식사를 중심으로 하는 첫 번째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하시는 마지막 만찬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14, 12) 하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 두 사람에게 “도성 안으로 가거라.” 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 를 만나면 그를 따라가서,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 에게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방이 어디 있는지’ 물으라고 하십니다(13 - 14절).
 
그 ‘집 주인’은 제자들에게 자리를 깔아 준비한 큰 이층 방을 보여주었습니다(16절). 루카 복음사가(22, 8)는 여기에 나오는 ‘두 제자’ 를 베드로와 요한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세 복음서의 병행구절에서 모두 ‘그 집의 주인’ 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습니다. 한편 마태오는 마르코와 루카와는 조금 다르게, 예수님께서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당신과 제자들이 음식을 먹을방을 요구하시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나의 때가 가까웠으니 내가 너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지내겠다.”(마태 26, 18) 여기에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들어오기 위해 준비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 둘을 보내며 말씀하셨다. ‘너희 맞은쪽 동네로 가거라. …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는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을 풀어 끌고 오너라.”(마르 11, 1 - 2) 그때에도 예수님의 기적적인 예견력을 볼 수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과 함께 보낼 마지막 시간이 이렇게 차질 없이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예수님과 열두 제자들은 그 집에서 파스카 음식을 드시고 계십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14, 22) 또한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린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24절) 루카는 이 파스카 축제에서 행해지는 특별한 예식 배경을 이에 앞서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자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자리에 앉으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고난을 겪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파스카 음식을 먹기를 간절히 바랐다.’ ”(루카 22, 14 - 15) 마태오 역시 이 만찬을 준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나의 때가 가까웠다.’ 는 표현을 넣어 당신의 고난이 가까웠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마태 26, 18 참조).

최후 만찬에 대한 이 이야기는 두 가지 요소를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빵에 대한 행위와 말씀이요, 다른 하나는 잔에 대한 행위와 말씀입니다. 이 행위들은 ‘들고’, ‘찬미드리고’, ‘떼어’, ‘주시다’ 라는 팔레스티나 지방의 유다인들의 식사 순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에 이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권하시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시는 말씀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축복하신 빵을 손에 드시어 함께 나누는 상징적 행위를 통해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선물로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지닌 의미는 이 빵이 그분의 몸이라는것 그 이상입니다. 그 다음 잔을 두고 하신 말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을 통해서만 비로소 예수님의 ‘몸’ 이 어떤 한 사건과의 특별한 관련 속에서 이해되고 있음이 분명해집니다. 그것은 죽음에 내맡겨진 (루카 22, 19 참조) 예수님의 몸을 말합니다.

성찬의 빵과 성찬의 잔이 함께 받아들여질 때 그 의미가 완전해질 것입니다. 잔과 관련한 예수님의 행동은 빵에 대한 표현과 거의 동일한 말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내어 주신 잔은 돌아가며 손에서 손으로 건네집니다. 그러나 예수님 자신은 이것을 마시지 않으십니다. 그분의‘계약의 피’ 를 담고 있는 잔은 제자들을 위해 준비된 까닭입니다. 같은 잔을 마시는 제자들은 그분의 피와, 이로 맺어지는 하느님과의 계약에 참여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흘리는 계약의 피’ 는 이집트 탈출이라는 성경 전승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계약을 맺으며 희생제물의 피를 백성에게 뿌려주고 선언합니다.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탈출 24, 8) 그러나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이 계약은 이스라엘의 죄로 거듭 깨어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오래 참으시는 하느님은 예언자들, 특히 예레미야를 통하여 새로운 계약을 약속해 주십니다.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과 새 계약을 맺겠다. … 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주겠다.”(예레31, 31 - 33)

루카는 이 잔이 “내 피로 맺는 새 계약” (루카 22, 20) 이라고 좀 더 명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공동체에 약속하신 새로운 계약은 그분의 피로써 확실하게 체결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을 때 비로소 뚜렷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고난 받고 죽은, ‘주님의 종’ 이 떠오릅니다.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이사 53, 4) 이어서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마르 14, 25)고 하십니다. 새 계약은 궁극적으로 하느님 나라에서 성취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형제들과 더불어 주님의 식탁에 앉습니다. 빵과 잔을 나누며 서로의 얼굴을 들여다봅니다. 그 얼굴 너머로 주님의 얼굴이 보입니다.
강선남(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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