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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체 성혈 대축일, 성령께서 함께 하십니다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14 조회수557 추천수8 반대(0) 신고
 
 

성체 성혈 대축일, 성령께서 함께 하십니다 - 윤경재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 “도성 안으로 가거라. 그러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하여라. 그러면 그 사람이 이미 자리를 깔아 준비된 큰 이층 방을 보여 줄 것이다. 거기에다 차려라.”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마르14,12-15. 22-25)

 

  며칠 전에 모임에서 어느 교우한테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신앙과 전례에 관해 호기심이 많고 궁금하면 속에 담아 두지 못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 형제님 덕분에 늘 새로운 시각에서 생각하는 계기가 됩니다. 서로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연구해서 답을 하는 유익한 시간이 됩니다.

  미사 중 말씀의 전례 때에 제1,2독서는 평신도가 읽고 복음은 왜 사제만 읽는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모두 평신도가 읽거나 아니면 모두 사제가 읽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같은 성경 말씀을 읽는데 어떤 차이가 나는지 궁금하답니다.

  먼저 제1,2 독서는 구약 성경이나, 신약에서 사도행전과 서간문, 묵시록을 읽습니다. 그 내용은 하느님께 대한 말씀과 선조의 고백을 다 함께 읽는다는 의미입니다. 유대인들은 회당에서 구약을 158회로 나누어 3년에 걸쳐 낭독하였습니다. 그 전례를 받아들여 우리도 3년에 걸쳐 성경 대부분을 읽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부제나 사제께서 읽는 것은 단순히 낭독이 아니라 선포입니다. 사제는 복음을 선포하기 전에 먼저 복음서에 절을 하여 경배하고, 복음서와 자신의 이마와 입과 가슴에 십자 성호를 긋고 친구합니다. 축성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으로써 그 말씀이 성령의 힘으로 살아 부제나 사제의 입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직접 선포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미사 중 말씀의 전례 때 복음은 읽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직접 선포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복음 선포를 듣는 교우들도 모두 일어나 공경하는 예를 표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복음 선포 도중에는 책을 보거나 다른 행동을 해서는 곤란합니다.

  저는 그 형제께 이런 비유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형제님, 한의원에 가서 침이나 뜸을 떠보신 적이 있죠? 그 때 한의사가 침이나 뜸을 통해 어떤 약물을 몸에 집어넣던가요? 아니죠. 그 까닭은 이미 인체 안에 생명을 유지하는 氣가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의사는 사람 몸에 이미 실존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氣를 소통시켜 주어 치료하는 것입니다. 氣가 흐르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을 경락이라 부르고 그 길 중에 좀 더 좋은 효과를 내는 경혈점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죠. 그래서 그 경혈자리에 침을 놓고 뜸을 떠서 스스로 치유하고 잃어버린 氣의 균형을 회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형제님, 침과 뜸이 단순히 상징이던가요? 아니면 실제효과를 내던가요? 믿음직한 사람이 침을 놓았으니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몸을 맡기고 치료에 응하셨던가요? 침과 뜸은 미국 의학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확실한 효과를 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이에 함께 현존하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사제는 축성하여 말씀과 전례를 현재화하는 것입니다. 사제께서 십자 성호를 긋고 축성하는 행위는 말하자면 한의사가 몸에 침을 놓는 것과 같습니다. 상징이 아니라 실제입니다.

  성찬의 전례 때도 이와 같이 사제께서 올리는 성령 청원(에피클레시스)을 ‘교회는 봉헌된 예물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해 달라고 하느님의 능력을 청하고 기원합니다.’(미사 통상문 참조)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제는 이렇게 청원합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거룩함의 샘이시옵니다.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 피가 되게 하소서.” 여기서 ╂ 표는 사제께서 성호를 긋는다는 표시입니다. 이 청원으로 성체 변화가 이루어집니다.

  예수께서는 성만찬을 제정하셨습니다. 당신의 몸을 인간을 위한 봉헌물로 삼으셨듯이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사람은 자신을 봉헌하라는 뜻이셨습니다. 예수께서 떼어 주신 예수님의 몸과 피를 우리 안에 모시고 그 봉헌의 길을 따름으로써 우리는 예수님과 한 몸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영원한 생명의 길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미사전례는 단순히 예식을 행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성령을 통하여 직접 복음을 선포하시고 성체를 통하여 우리 안에 사시는 거룩한 성사입니다. 우리의 눈과 귀로는 비록 사제의 몸과 육성을 보고 듣지만 우리 가운데에는 성령께서 직접 활동하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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