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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아를 버린 사람이 진정한 고수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15 조회수822 추천수10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1주간 월요일 - 자아를 버린 사람이 진정한 고수

 

 

 

 저는 중학교 때 한 선생님을 매우 미워하였습니다. 돈을 밝히고 학생을 삽이나 혁대, 신발 등으로 닥치는 대로 때리고 가난한 사람을 공개적으로 창피를 주는 등의 지금 생각해도 완전 정이 안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이 담임선생님이었기에 어떻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미워할 뿐이었고 학생인 저는 피해만 당할 뿐이었습니다. 눈 뜰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아니 꿈속에서도 그 사람이 생각나서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더 강해져서 그 사람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무협 만화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최고의 무도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오랜 수련 끝에 몸을 강철처럼 만들었습니다. 누가 때려도 끄떡없었고 또 다른 사람을 한 대만 때리면 어딘가 부러져버렸습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저 멀리 산 속에 혼자 살고 있는 분은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래서 그 주인공은 사람들이 말하는 고수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그 고수를 보고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매우 약해보이는 할아버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번 꺾어보겠다고 하며 대련을 신청합니다. 대련을 원치 않았던 고수 할아버지는 그 젊은이의 고집에 이기지 못하고 대련을 받아줍니다.

젊은 주인공은 처음엔 할아버지가 다칠까봐 주먹을 천천히 휘두릅니다. 그러나 그 주먹은 할아버지를 스칠 뿐이지 할아버지를 맞추지는 못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손과 몸의 움직임은 마치 공기와 같았습니다. 더욱 강렬히 손과 발을 움직였지만 마치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는 것처럼 끝까지 한 대도 때리지 못하고 그만 지쳐 쓰러지고 맙니다.

나중에 대련이 끝나고 젊은이는 마지막 가르침을 받습니다. 즉, 강철은 더 강한 것에는 깨지고 녹지만 공기는 약해보여도 어떤 상처도 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그 공기가 허리케인이 되면 그것 또한 멈출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강해지려고만 하는 것이 정말 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완전히 비워 형체를 없이하는 것이 최고의 경지임을 알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비록 만화이지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누구를 미워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은 내가 충분히 강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나의 자아를 버리지 못하여 여전히 상처받는 인간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신학생 때 유학 와서도 교수 신부님과 좋지 않게 되었습니다. 교수 신부님은 논문 발표 때 보자며 화를 내셨고 실제로 논문 발표 때 당신이 교정해 주셔서 다 아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도한 이 논문은 학생이 다른 책들을 다 베껴 쓴 것이라고 다른 교수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겨우 통과 점수만 받고 그 과목으로는 박사를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종합 시험을 볼 때도 들어와서는 “한국에 가서 살아남기 바래!”하며 자신이 그 정도로 점수를 안 주었기 때문에 사제가 되기 힘들 것 같다는 투로 마지막 인사를 하였습니다.

사제가 되어 유학을 나와서 학교에서 보아도 그 분은 저에게 고개도 돌리지 않습니다.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려놓고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실 나에게 더 안 좋은 일까지 해 놓고도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눈치입니다. 그 분이 해결해야 할 몫이지만 당신이 자아를 버리지 못하므로 스스로 얼마나 힘들어하며 살아야 하는지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아주 바보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려거든 먼저 ‘자신을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셨는데, 위의 말씀이 바로 자신을 버리라는 말씀과 동일한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수많은 모욕과 고통을 당하면서도 당신께 고통을 주는 이들의 용서를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신 것처럼, 어떠한 것에도 상처받지 않도록 공기와 같은 물과 같은 또 불과 같은 진정한 고수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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