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더불어 잘 살기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16 조회수53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열어 놓은 창문 사이로 시원한 산바람이 불어 옵니다. 눈을 감습니다. 바람이 내 얼굴을 상쾌하게 훓고 지나갑니다. 나의 온 몸과 마음도 바람의 주님께서 부드럽게 휘감고 갑니다. 모처럼만의 여유와 당신 안의 휴식입니다.  

아이들이 몸살이 났어요. 서울의 여기 저기로, 친척집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힘이 들었나봐요. 감기약을 먹고 잠이 들었어요. 그 틈을 타서 저는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기 위해 이 곳에 들렀습니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 말씀을 천천히 읽어 보며 사랑하는 마음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제는 지방에 사시는 사랑하는 분을 만나러 가기 위해 아침에 서울역에 갔어요. 서울역입구에 땅바닥에 머리를 대고 잠을 청하는 노숙자들도 보며 마음이 많이 안타까왔습니다. 밤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지하철 역 안에서 잠을 청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저렇게 지내다 혹시라도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미국에도 홈리스들이 시내에서 종종 눈에 띕니다. 어느 나라에서건 삶의 의욕을 잃고 하루 하루 무의미하게 보내거나 알콜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 시내를 배회하곤 합니다.

홈리스들을 위한 쉘터는 물론이고 여러 구호 단체나 학교의 아이들도 음식이나 옷 등을 모아서 함께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그분들이 하루빨리 일어서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장려합니다. 많이 분들이 동참하여 노숙자들이 더이상 노숙자로 살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어제 택시를 타고 기사 아저씨와 나눈 대화에 관해서도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귀가 잘 들리시지 않아 조금 불편하게 살아가시는 순박한 분이셨어요.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그룹에서 따돌림을 당하시기도 하고 손님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행선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눈과 입모양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은 더욱 발달해요. 최근에 제가 사는 시에서 4년마다 열리는 피아노 콩쿨대회가 저희가 오기 전에 막 끝났는데 공동 1등을 한 학생이 눈은 보이지 않는 친구였어요. 보지는 못하나 음악을 들으면 그대로 연주할 수 있는 귀와 뇌가 발달하여 아름다운 음악을 멋지게 연주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하느님은 어느 한 곳이 부족하면 반드시 다른 곳으로 채워주시는 하느님이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장애는 절대로 부끄러운 일도 아니라고 당당하게 자존감을 가지고 희망차게 사시라 격려하였습니다. 행여 사람들이 무시하더라도 더 큰 사랑의 마음으로 포용하시면 깔보고 무시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마음이 넓고 크며 훌륭한 하느님의 사람이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어요.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분이셨지만 잠깐 동안의 대화로 환한 얼굴을 지으며 택시를 내릴 때에는 어리숙한 제가 행여 속임을 당할까 오히려 제게 도움이 되는 말씀도 해 주셨어요. 감사했습니다.

신체적으로 조금 불편함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 신앙인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분들을 도와 주는 것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교육은 물론이고 함께 더불어 잘 살도록 법률이나 제도 혹은 제반시설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일임을 모두가 자각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제도나 시설을 당장 바꾸지는 못하지만 따뜻하고 진심어린 사랑의 마음으로 모든 이를 대하는 것은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 한 사람 두 사람의 사랑이 모여  하느님 나라를 내가 살아가는 이곳에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 가기를 빕니다. 그래서 평범한 많은 이들이 잘 사는 아름다운 우리나라가 하느님 보시기에 좋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인 약자를 보호하고 내가 만나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적극적인 신앙인 그것이 진정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주님의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제가 사는 곳에서 최근에 열린 피아노 국제 대회에서 공동으로 1등을 수상한 눈이 보이지 않는 일본인 학생의 준결승 연주곡인 Chopin Twelve Etudes, Op.10의 연주입니다. 링크한 주소를 클릭해서 아름다운 음악과 더불어 제가 그 학생을 통해 느꼈던 하느님의 크신 사랑도 한 번 느껴 보시기 바래요.

http://www.youtube.com/watch?v=bDtT5sSu5VQ&feature=channel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