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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17 조회수543 추천수2 반대(0) 신고
<사람들에게 보이려고>(마태 6, 1-6)

  -유광수 신부-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게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오늘 복음을 보면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나팔을 불지 마라/  ...해서는 안 된다/  ...빈 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 ...표정을 짓지 마라." 는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이 나오고 반면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너는 금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는 긍정적인 단어들이 나온다. 

 

즉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해야할 것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왜 이런 구분을 지으면서 살아야 하는가? 과연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부정적인 모습이 많은가? 아니면 긍정적인 모습이 많은가?

 

우리는 비교적 "... 하지 마라"는 것은 하고, 반대로 "..하라"는 것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 각자 "..하지 마라."는 것 중에 내가 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 하라"고 한 것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우리의 생활을 돌아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나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는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가? 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칭찬을 받고 싶어하고, 내가 하는 선행을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예뻐 보이려고 화장도 하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화려한 경력이나 학력을 내세우기를 좋아한다. 이런 모든 행동들은 다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들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행동들은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고 또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잘 사는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은 늘 경쟁의 대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반드시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이기려고 하니까 늘 다른 사람들보다는 모든 면에서 앞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 질투가 생기고, 미움이 생기고, 급기야는 원수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이와는 정반대의 삶을 요구하신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잘 보이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칭찬을 받으려고 하지도 말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신다. 그리고 금식할 때에는 애처로운 표정을 짓지도 말고 오히려 남이 알아보지 못하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고 까지 말씀하신다.

 

도대체 이런 사람은 어떤 인생관을 갖고 살아가는가? 이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않을 만큼 모든 것에서 초월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어제 복음에서 우리는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다.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완덕을 추구하는 사람의 삶은 분명히 달라야 한다.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무렇게 살아서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해야할 것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완전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항상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하느님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의 삶의 목표는 어떻게 하면 완전하신 아버지를 닮을 수 있는 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삶의 원칙은 분명하다.

 

즉 아버지를 닮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피할 것이고 아버지를 닮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취할 것이다.  반대로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을 위한 것은 취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취하지 않을 것이다.

 

즉 하느님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늘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갈 것이고 자기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늘 자기 중심으로 살아갈 것이다. 왜냐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하느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하느님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섬기는 자세가 아니라 자신을 섬기는 자세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남들한테 칭찬을 받을 수 있을까 하고 모든 관심은 다른 사람들한테 칭찬 받고 존경받는 것에 있다.

 

이런 사람의 마음 안에는 하느님이 안 계시기 때문에 마음이 허전하고 그래서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한테 관심과 사랑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늘 바쁘다. 그리고 여기 저기 쫓아다녀야 하고 좋은 것을 입어야 하고 항상 최고의 것을 지향한다. 그래야 남한테 칭찬받고 의롭다는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힘이 분산되고 산만하다. 안정되지 못하고 늘 쫓기며 불안해 한다.

 

반면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오직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조용하면서도 모든 힘을 한 곳으로 모은다. 따라서 시간 낭비가 없고 힘이 분산되지 않으며 한 곳에 투신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는 소원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쳐 투신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하느님한테서 힘을 받고, 그 힘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웃 사랑으로 발산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한테 힘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힘을 얻기 때문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시는 아버지께 기도한다.   

 

사람이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세 가지 관계를 맺고 있다. 하나는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이고  두 번째는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이고 세 번째는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이다. 이 세 가지 관계는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관계는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이다.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가 잘 이루어 져야 다른 관계도 원만하게 이루어 지고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피하고 해야할 것은 최선을 다할 할 때 완덕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한발작 더 가까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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