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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다림과 인내의 대가(大家)" - 6.2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20 조회수520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6.20 토요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 기념일
                          
이사61,9-11 루카2,41-51

                                                
 
 
 
 
"기다림과 인내의 대가(大家)"
 


아직까지 제 책에 대한 찬사 중
가장 감동적인 어느 피정 중인 형제님의 언급이었습니다.
 
“어려운 주제를 쉽고 감동 깊게 표현했습니다.”
 
투병 중인 형제인지라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또박또박 말했습니다.
 
이어 산책 중 만났을 때의 짧은 언급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아주 은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말들은
그대로 그 형제님의 순수한 마음의 표현들입니다.

어제의 예수성심대축일에 이어
오늘은 티 없이 깨끗한 성모성심 기념일입니다.
 
아침성무일도 시 즈카리야 후렴도 참 좋았습니다.
“하와로 말미암아 닫혀 진 낙원 문이
  동정 마리아를 통해 열렸도다.”

미사 시 본기도문의 첫 부분도 역시 좋았습니다.

“하느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마음속에
  성령의 거처를 마련하셨으니,…”

하느님은 성모님뿐 아니라
누구나의 순수한 마음속에 성령의 거처를 마련하십니다.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이 닫혀 진 낙원 문을 열었습니다.
 
한 사람의 깨끗한 마음이 얼마나 큰일을 하는 지 깨닫습니다.
 
정말 중요하고 힘든 게 마음 관리요 말 잘하는 것입니다.
 
이래서 침묵을 그리도 강조하는 것입니다.
 
막연히 말 없는 진공 상태의 침묵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잘 듣고 잘 말하기위한 침묵이요
말로 죄짓지 않기 위한 침묵입니다.
 
침묵을 통해 마음을 잘 관리할 때 순순한 마음이요,
순수한 마음에서 솟아나는
순수한 말,
생명을 주는 말,
위로와 치유를 주는 말입니다.
 
반면 관리되지 않은 마음에서 쏟아내는 말이
주변을 오염시키고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엎질러진 물을 담을 수 없듯이
한 번 쏟아 낸 말들을 주워 담기는 불가능합니다.
 
아침성무일도 시 다음 시편도 좋았습니다.

“주께서는 사막을 호수로 바꾸시기도,
  마른 땅이 샘터가 되게도 하셔,
  주린 이를 거기에 살게 하시니,
  살만한 도읍을 그들이 세웠도다.”

“의인은 주님의 자비를 보고,
  기뻐하며 깊이 깨치나이다.”

“주님,
  당신의 지혜는 저와 함께 계시고,
  저와 함께 일하시나이다.”

그대로 성모님의 고백 같은 시편입니다.
 
순전히 내 힘으로
그 많은 일들이나 생각들을 마음속에 담아 둘 수는 없습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가능한 마음 관리이니,
주님께서 은총으로 마음을 넓혀주시고 깊게 해주셔야
많은 일들과 생각들을 담아두고 참아낼 수 있습니다.

고결하고 위대한 영혼의 특징은
마음속에 담아내는 능력에 있다 합니다.
 
마음속이 얕고 좁으면 생각이나 감정들을 담아두지 못하고
즉각 토해내어 주변을 오염시키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침묵 중에 주님께서 함께 하실 때,
주님은 때가 되면  담아 둔 일들의 의미를 깨닫게 하시어
저절로 문제들을 해결해 주십니다.
 
마치 위의 시편 말씀처럼,
사막을 호수로 바꾸시고 마른
땅이 샘터가 되게 하시는 하느님은
우리의 잘 담아 둔 생각들을 좋게 변화시켜 주십니다.
 
그러니 마음 관리에 우선적인 게 침묵이요
끝까지 담아두고 참아내는 것입니다.
 
오래 술독에 담가 묵으면 좋은 술이 되듯이
마음속에 담아 둔 생각들로 오래 묵으면
성령에 발효되어 영혼에 유익한 약이 될 것 입니다.
 
성모님은 참으로 기다림의 대가, 인내의 대가였습니다.
 
이 모두는 하느님께 온전히 희망과 신뢰를 둔 결과입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예수님의 황당한, 맹랑한 대답에
성모님은 일체의 반응 없이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합니다.
 
마음속 온갖 유혹들을 믿음으로 견뎌내신,
참으로 깊고도 넓은 성모님의 순수한 마음입니다.
 
하여 예수님도 부모들에 순종하며 잘 지냈다 합니다.
 
사람도, 삶도, 많은 일도 신비입니다.
 
모르는 것들은 우선 마음속에 깊이 담아두고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때가 되면 주님은 그 의미를 깨닫게 해주시어
저절로 문제는 해소되거나 해결될 것입니다.
순수한 마음에서 솟아나는 열정의 하느님 찬미입니다.
 
다음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은
성모님은 물론 순수한 모든 이들의 하느님 찬미의 고백입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우리 모두에게
구원의 옷을 입혀주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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