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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 보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20 조회수536 추천수5 반대(0) 신고

지능이 정상인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합니다.

바보가 되기를 소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기는 사람위에 걷고, 걷는 사람위에 달리고, 달리는 사람위에 날으려,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정도를 벗어난, 수단과 방법, 술수까지도 동원, 약진과 도약, 비약을 도모합니다.

하느님의 계명은 물론, 사람들 스스로 만든 최선의 유토피아의 보장이라 할, 법까지도 무색하게 하는 만행마저 주저하지 않습니다.

 

김 수환 추기경님은 스스로를 ‘바보’ 라고 칭하셨다 합니다.

예수님의 교훈은 사실 ‘바보의 법’ 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쪽 뺨을 치거든, 다른 한 쪽 뺨을 돌려대라.’

‘속옷을 달라 하면, 겉옷까지 주고, 오리를 동행하자, 하면 십리를 동행해주라.’

‘섬김을 받고자 하면, 먼저 남을 섬겨라.’

‘첫 째가 되고자 하면, 꼴찌가 되어라.’

‘대접 받고자 하면, 먼저 남을 대접하라.’

이 모든 말씀이 수고하지 않고,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모두 바보들이나 하는 짓인 것입니다.

 

심은 대로 거둠이 하느님께서 정하신 우주의 법칙입니다.

현대인들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지 않으면, 당장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면, 심기를 거절합니다.

땀 흘려 수고하여 씨 뿌리고, 물과 거름 주고, 때 맞추어 거두는 수고보다는, 남이 땀 흘려 수고한 것들을 간단히 손쉽게 빼앗는 방법에 몰두합니다.

진리를 지키며, 법과 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들의 눈에는 오히려 비웃음거리가 됩니다.

 

자신의 생명까지 십자가에 못박도록 내어주신 ‘바보의 법’ 의 주인이신 예수님은, 땅에서는 완전히 버림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그대로 묵과하시지 않으시고, 부활이라는 기상천외의 방법으로 그 ‘바보의 법’ 의 승리와 지지를 선언하셨습니다.

하늘은 바로 그 ‘바보의 법’ 의 제정자이며, 심판자인 것입니다.

 

땅에도, 부귀와 영화, 권세의 지지자들이 있는가 하면, 바보의 법의 지지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날 성당이나 교회로 모이는 예수님의 ‘바보의 법’ 의 지지자들의 숫자나, 바보 김 수환 추기경님의 추모인파의 숫자가 그를 증명합니다.

‘온유한 자가 땅을 차지하리라’ 는 말씀처럼, 온유한 바보들이 차지한 영역들일 것입니다.

아무 계산도 따질 줄도 모르는 바보들에게 내리시는 하늘의 응답일 것입니다.

 

영악한 현대인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나 피해를 바보들에게서 받지 않습니다.

마치, 천연림에서 얻는 것과 같은 평화가 그 천진한 얼굴에 담겨있습니다.

하나밖에 둘을 모르는 우직함으로 일편단심, 진리를 고수합니다.

 

어쩌면,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어느 누군가 가로채 호사하는 동안, 억울하게 입은 비천일지도 모릅니다.

분에 넘치도록 유복한 우리의 삶-

어쩌면 그들에게 빚을 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2009년 6월 20일 오후 1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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