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 - 스토커
오늘 동기 신부님이 자신이 스토커에게 당한 이야기들을 해 주었습니다.
한 번은 고해를 하는데 누가 들어오더니 아무 말도 없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해를 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오랜 기도 끝에 응답을 얻었는데, 하느님께서 신부님과 결혼하라고 하세요.”
그 신부는 좀 이상한 신자로 생각하여 자신도 잠깐 하느님께 기도를 드려보겠다고 하고 몇 분 조용히 있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 이상하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자매님과 결혼하지 말라고 하시는데요?”
그 자매님은 음성을 높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왜 그러세요? 신부님 강론 때 저를 쳐다보면서 제가 좋다고 또 사랑한다고 하셨잖아요. 성체를 주시면서도 저를 보고 웃으셨잖아요. 그리고 사랑해 달라고 하셨잖아요.”
그 자매는 신부가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이 자신에게 하는 것인 줄 착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 것은 그 사제가 아니라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어쨌든 그 때부터 그 신부님은 강론할 때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고 또 성체 분배할 때 고개를 푹 숙이고 한다고 합니다.
또 어떤 자매는 사제관을 끊임없이 감시하여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는지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신부님이 자기 위해서 사제관 불을 끄면 핸드폰 문자로 “안녕히 주무세요.”, 또 일어나 불을 키면 곧, “안녕히 주무셨어요?”라는 문자가 온다고 합니다. 감시당하고 있는 느낌, 그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한 번은 아예 불을 켜 놓고 핸드폰을 꺼 놓고 눈가리개로 눈을 가린 채 잠을 잤다고 합니다. 아침미사를 위해 일어나 핸드폰을 켜 보니 아침미사를 하셔야 하는데 왜 이렇게 늦게 주무시냐는 문자가 수십 통 와 있더라는 것입니다. 신부님이 잠이 들기까지 자지 않고 밤을 새웠던 것입니다.
스토커에게 한 번 걸리면 이렇게 심신이 피곤해집니다.
오늘은 막달라 마리아 축일입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일곱 마귀가 든 여인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칠죄종을 말하듯이 일곱 마귀가 들었다는 것은 모든 죄를 깊이 경험한 여인이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교회 전통은 마리아 막달라가 몸을 파는 여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가장 빠른 진도를 나가 결국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처음으로 나타나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어떻게 그렇게 죄의 밑바닥에서 최고로 빠른 영적 진부를 이를 수 있었을까요?
바로 스토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스토커였습니다.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듣고 묵상하고 그대로 행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다 버리고 도망갔을 때도 마리아는 골고타 언덕 끝까지 예수님을 따랐고 무덤에 묻힐 때까지도 그 분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또 시체라도 보기 위해서 주일날 새벽에 무덤으로 갔고 시신이 사라진 빈 무덤이었지만 그분의 체취가 남아있는 그 곳에 혼자라도 머물 줄 알았습니다. 죽었던 자리까지도 지키고 있는 정도라면 보통 스토커가 아닙니다.
부활한 예수님은 “마리아야!”하며 그녀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 이름을 듣자 마리아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가 누군지 깨닫고 “라뿌니”, 곧 ‘스승님!’이라고 대답합니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별명만 떠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리아가 갑작스럽게 예수님을 부를 때, ‘스승님!’이라고 한 것은 그만큼 예수님을 평소에 스승으로 삼고 살았음을 의미합니다. 즉, 죄의 구렁텅이에서 하늘로 치솟아 가장 순결한 여인이 되기까지는 그리스도를 스승으로 삼고 그분의 일거수일투족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예수님을 스승으로 삼고 배우는 사람은 길이신 예수님을 통해 진리와 생명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에 대해 더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그것으로 빠른 진보를 합니다.
스토커는 그 대상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에게 시선을 떼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에게 스토커가 되는 것은 병이지만 예수님께 스토커가 되는 것은 성인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어느 정도나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시키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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