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오천명을 먹기신 기적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26 조회수870 추천수13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17 주일 -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저는 어렸을 때부터 행복을 삶의 모토로 삼고 살았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하고 건강해야 하고 사람들과 사이도 좋아야 하고 예쁜 여자와 결혼도 해야 하는 등의 수많은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계획 중 이루어 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신학교에 들어오게 되었고 대학도 결혼도 돈 버는 것도 다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행복합니다.

저는 공부를 가장 싫어했습니다. 유학 나가기도 싫었고 기도만 하며 조용히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신학생 때 유학을 나갔고 성경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는 제가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석사만 하고 박사를 하지 않기 위해서 꾀를 썼습니다. 논문 점수를 낮게 받는 것입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마지막에 논문 지도 교수님께 짜증을 내게 되었고 성격이 좋지 않은 그 교수님은 박사를 하지 못할 성적을 주었습니다.

저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유학가라는 주교님께 이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주교님은 과목을 바꾸어서 공부하라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다른 석사를 하나 더 따게 되었습니다. 석사 하나 더 할 때는 매우 힘이 들었지만 성경을 하고 교의를 하니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잔꾀 부리다가 제 자신이 당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 하느님 뜻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폭넓게 공부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계획대로 된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계획이나 계산이 안 통하나봅니다.

 

오늘 수많은 군중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외딴곳까지 몰려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그들을 위해 기적을 베푸실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필립보에게 이 많은 사람을 다 먹이려면 그 빵을 어디에서 살 수 있느냐고 물어보십니다. 이는 그의 마음을 떠보려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필립보는 세상적인 계산으로 사는 모든 사람들의 모델입니다. 그는 열심히 계산해보고 그들을 조금씩이라도 먹이려면 이백 데나리온도 부족하겠다고 대답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자리 잡고 앉게 하라고하신 다음에 한 아이가 가져온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드시고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십니다. 고작 두세 명이 먹으면 끝나버릴 것을 가지고 장정만 오천 명이 넘는 배고픈 군중을 앞에 두고 감사기도를 바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제자들에게 그것들을 나누어주라고 합니다. 각자 모여 앉은 백성들은 개별 교회들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사제들입니다. 또 빵은 신자들이 봉헌하는 예물이고 예수님의 성체를 의미합니다. 이 복음 말씀에서 조금 더 읽어보면 이 기적의 빵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내려오게 했던 만나와 이어지고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의 빵인 당신의 몸과 음료인 당신의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하심으로써 이 기적이 단순히 빵만 늘어나게 하신 것이 아니라 영혼의 양식인 당신의 성체를 사제들을 통해 배부르도록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실 것임을 알게 됩니다.

 

미사사제들도 빵과 포도주를 하늘로 들어 올리며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이 빵과 포도주는 사실 신자들이 농사를 지어서 봉헌하는 예물입니다. 신자들은 이 때 일주일동안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하면서 그 소득의 십분의 일봉헌합니다. 사실 다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셔서 받게 되는 것이지만 하느님께서는 감사의 표로 십분의 일만을 요구하십니다. 그러면 사제는 그것을 받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봉헌제물을 받으려고 하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수천 배, 수만 배 더 늘려서 다시 봉헌하는 우리들에게 되돌려주시려고 미사를 제정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바치는 작은 예물과 다시 우리에게 되돌려주시는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와 성혈의 가치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은 십일조를 바치는데 하느님께서 다시 갚아주시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감사’가 빠져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더 많이 받기 위해서 예물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 벌게 해 주셨어도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쳐야 참다운 예배가 되는 것입니다. ‘감사’란 희랍어로 하면 ‘에우카리스티아’라고 하고 ‘미사’를 ‘에우카리스티아’라고 불렀습니다. 미사 때 감사의 마음으로 드리는 봉헌이 없다면 진정한 미사도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같은 성체와 성혈을 영하더라도 각자의 마음 자세에 따라 그 받는 은총의 정도가 다릅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치네~~’ 하면서도 만 원짜리가 지갑에서 나오면 깜짝 놀라서 다시 천 원짜리를 찾다가 천 원짜리가 없으면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으로 일단 줄을 섰으니까 오천 원짜리를 내고 갑니다.

정말 모든 것을 봉헌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은총으로 받게 될 것입니다. 감사의 봉헌은 그 봉헌한 것의 수천 배, 수만 배로 돌려받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예전에 제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이런 것을 느꼈습니다.

‘나는 한 여자도 만족시킬 수 없는 존재인가보다.’

왜냐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해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고 다른 무언가를 더 찾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랑을 해 보시고 결혼을 해 보신 분들은 그런 느낌을 잘 이해하실 것입니다. 아내는 남편만을, 남편은 아내만을 바라보고 만족해하며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가진 모든 것을 빼앗겨도 남편만, 혹은 아내만 있으면 길에 나 앉아도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사람이 사람을 온전히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내가 평생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장담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 말은 불가능한 약속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 외에는 인간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즉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는 오천 명을 배불리는 것이 불가능 한 것을 깨달을 때, 그 가지고 있는 작은 것을 하느님께 봉헌할 줄 알게 되고 그 봉헌으로 자신은 물론 다른 수많은 사람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게 됩니다.

제가 혼자서 한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생각을 포기하고 ‘저는 한 사람도 만족시킬 수 없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저는 당신 것이니 당신이 가지십시오. 저를 당신께 봉헌합니다.’ 했더니 수많은 사람이 만족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 사람도 만족시킬 수 없었던 제가 하느님께 제 자신을 봉헌하고 났더니 수많은 사람들이 제 강론과 강의를 듣고 어떤 사람은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의 전화를 하기도 합니다. 봉헌의 삶이란 마치 봉헌된 밀떡이 주님의 살로 변화 되듯,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됨을 의미합니다.

 

나에게 은총이 왜 이렇게 오지 않는지 불평하지 말고 진정으로 많은 은총을 받을 자세가 되어 있었는지 먼저 반성해보아야 합니다.

카인과 아벨이 바로 그 좋은 예입니다. 카인은 봉헌 할 줄 몰라서 가진 작은 은총마저 빼앗긴 사람이고 아벨은 봉헌할 줄 알아서 은총을 부풀릴 줄 알았던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은총을 우리에게 주시기 위해서 언제나 준비하고 계십니다. 오천 명이 아니라 오만 명, 오십만 명이라도 충분히 배불리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문제는 은총을 받으려는 우리 그릇이 너무 작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작은 것도 감사하는 맘으로 봉헌하실 줄 알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축복을 한 아름 안겨주실 수 있었습니다. 은총을 받을 수 있는 큰 그릇이란 자신의 무능력을 인정하고 자신이 가진 작은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오롯이 그 분께 맡길 줄 아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불평불만만 하면 불평불만할 일이 더 생기고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더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감사와 찬미와 봉헌을 드리고 그것에 합당하게 주시는 은총을 받아가는 시간이 바로 미사입니다. 이 미사 동안 우리에게 일주일동안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면서 봉헌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고 찬미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크게 하며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가도록 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