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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26일 야곱의 우물-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26 조회수378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스 호수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라갔다. 그분께서 병자들에게 일으키신 표징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앉으셨다. 마침 유다인들의 축제인 파스카가 가까운 때였다.
예수님께서는 눈을 드시어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이는 필립보를 시험해 보려고 하신 말씀이다. 그분께서는 당신이 하시려는 일을 이미 잘 알고 계셨다. 필립보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 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
 
그때에 제자들 가운데 하나인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여기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곳에는 풀이 많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 그들이 배불리 먹은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모았더니, 사람들이 보리빵 다섯 개를 먹고 남긴 조각으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이스라엘에서 ‘보리빵’은 빵 중에서 가장 흔하고 값싼 빵이었기에 동물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빵이었다고 합니다. 복음에 나오는 아이는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었던 아주 가난한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중요한 일을 하시면서 가난한 아이가 가지고 있던 보잘것없는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중요한 재료로 사용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려고 했던 중요한 일은 배고파 하는 오천 명을 먹이시는 일과 그 일을 통해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요한 6,41)이심을 나타내 보이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요한 6,5)라고 물으시자 필립보는 최소한 이백 데나리온의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사용하실 재료를 따로 보시고 계셨습니다. 이백 데나리온의 돈이 아닌 가난한 아이가 가지고 있던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보고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필요한 재료는 부자의 인색한 예물보다 는 가난한 사람의 정성 어린 예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사람 데려오기를 잘 하는 안드레아에게 가난하고 착한 아이를 찾게 하셨습니다. 이 아이는 계산을 잘 할 줄 모르고 가진 것을 다 내놓는 단순한 아이였습니다 .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여기 웬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지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합니다 .(9 절 ) 오천 명을 먹이 려고 하시는 예수님 앞에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선 아이의 모습은 골리앗 앞에 선 소년 다윗과 같이 너무나 초라한 모습이었습니다 .(1 사무 17, 4-7 참조 )
계산 잘 하는 필립보는 오천 명을 먹이기 위해서 최소한 이백 데나리온의 돈이 필요하다고 예수님께 보고를 드렸는데 , 지금 예수님 앞에 선 가난한 아이의 손에는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었습니다 . 그런데 홍해를 건널 때나( 탈출 15, 21 -22참조 ), 예리코 성을 함락할 때나( 여호 6, 20 참조 ) 골리앗을 무너뜨릴 때(1 사무 17, 48 -49 참조 ) 사용하신 하느님의 계산법은 사람들의 계산법과 아주 달랐습니다 .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 ”( 이사 55, 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기 위해 빵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듣고 아이는 가지고 온 ‘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 를 몽땅 예수님 앞에 내놓는 것이었습니다 . 어린이들은 단순해서 복잡하게 계산 하지 않습니다 . 그 아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과 나누어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계산 할 줄도 몰랐습니다 . 그것이 예수님의 마음에 들었고 예수님께서는 그 단순한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보시고 그것을 기적의 도구로 사용하신 것입니다 .
우리가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의학적 · 경제적 ·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계산하면서 산다면 일 년을 살기도 힘들 것입니다 . 그러나 단순하게 계산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70 년을 살아도 어려움 없이 즐겁고 여유롭게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 주님께서는 복잡하게 계산하는 사람을 도구로 쓰시기보다는 단순하게 생각하며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을 기쁘게 사용하십니다.

우리가 지식이든 재능이든 재물이든 아름다움이든 생명이든 보리빵과 물고기이든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것들은 시들고 낡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주님의 손에 갖다 드리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가난하고 착한 아이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보잘것없는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몽땅 예수님께 갖다 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요한 6,11) 드렸습니다. 이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보리 빵과 물고 기가 점점 많아졌습니다. 오천 명이 배부르게 먹고도 남은 것이 열두 바구니에 찼고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14절)하고 고백했습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 나오는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그냥 있을 때는 어린아이의한끼식사밖에되지못하지만이작은것을나눌 때는 풍성한 주님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주님의 강복은 우리가 많이 가질 때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놓을 때 풍성해지는 것입니다. 주님을 바라보고 우리가 가진 것이 작더라도 내놓으면 그 다음은 주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할 수만 있다면 베풀고 할 수만 있다면 섬기고 할 수만 있다면 나눌 수 있어야겠습니다. 무엇이든지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몽땅 주님께 드리고 주님께서 일을 행하시도록 믿음을 갖고 기다려야겠습니다. 예수님께 서는 지금도 착하고 가난하지만 계산하지 않고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아이를 찾고 계신지 모릅니다.
주님께서 나를 도구로 쓰시고자 하실 때 우리는 이 아이와 같이 내가 가진 것을 사용해 주님께서 일하시도록 기쁘게 맡겨드릴 수 있도록 은혜를 청해 봅시다.
정애경 수녀(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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