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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자유인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02 조회수455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런 말들이 있다. 정승도 저 하기 싫으면 그만.
말을 물가에 끌고 가도 물을 마시게 할 순 없다.
먹을 땐 개도 건드리지 않는다.
모두 제 마음이 움직여야 일이 성사된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이 한 손에 과자, 다른 한 손에 아이스크림,
윗도리 주머니엔 빵 두 봉지, 바지 주머니엔 떡 한 조각을 갖고 있을 수 있고
그 밖에도 얼마든지 더 많은 것들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한계는 있다.
주머니만큼, 손바닥 만큼, 능력만큼만 가질 수 있을 뿐이다.
그에 비해 하느님은 모든 걸 다 가지시고,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결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
여름이니까!!
 
예수님도 뭐 든지 하실 수 있다.
매일 빵을 많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 번만, 즉 2천년 전 그 때에만 그렇게 하셨다.
왜?
이젠 우리들도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어떻게?
그 때엔 밀가루도 부족하고 빵 굽는 도구도 형편없었던 때지만,
지금은 모든 음식이 남아 돈다.
우리 나라에서 1년간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무려 400만톤이 넘는다.
그러니 예수님이 5천명이 넘는 사람을 먹인 기적은
이제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려고 하자 거절했다.
왜?
왕이 아니라서?
왕이 따로 있어서?
아니다.
그럼 왜?
사람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고 인정하시기 때문이다.
또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굳이 당신이 왕이 되어 통치하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알아서 통치할 수 있는 자유인들이기 때문이다.
예수님 당시에는 앉아 있는 건 자유인만 가능했던 시절이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왕으로 세우려고 한 것은 예수님이 왕이 되어서
모든 것을,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길 바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왕이 해주길,
그래서 왕을 제 마음대로 조종하려고 했다.
자기들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하지만 아무리 예수님이 왕이 되길 거부하고
또 그분 스스로 사람들이 왕으로 불러주길 결코 원하지 않았어도
사람들은 그분을 왕으로 알아모신다.
더욱이 우리 믿는 사람들은 참으로 그분을 왕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정말 그분이 나에게 왕이신가.
왕이 하라는 대로 하는가.
 
예수님 왕이 되기를 거절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분의 나라는 이 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분의 나라는 하늘나라다.
그것은 어쩌면, 물론 우리 현실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그분의 나라는 우리들 인간에게서는 마음의 나라가 아닐까.
그분은 이 지상에서 영원히 왕노릇하길 원한 것이 아니라
이 지상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다 사라져도
모두가 염원하는 그런 왕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으로 여기셨을 것이다.
 
그와 더불어 우리도 이 지상적인 것에 연연하지 않고 더 큰 것,
하늘나라를 염원하길 바라셨다.
그분은 우리가 참 자유인이길 원하셨다.
 
자유인은 물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다.
제 멋대로 할 수 있는 사람 가운데 하나가 왕일 것이다.
예수님도 왕이시다.
그러나 그분은 누굴 강압하거나 구속하지 않으신다.
자유롭게 하고 기쁨을 주고 행복하게 하신다.
눈 먼 사람을 보게 하고,
다리가 불편한 사람을 걷게 하고, 죽은 사람을 살려주신다.
그렇지만 결코 한 번도 그렇게 해주고
“이제 너는 내 밑에서 나를 섬겨라”하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자유롭게 보내주셨다.
사람들 속으로 돌려보내시면서 그가 제 마음껏 제 인생을 살도록 하셨다.
 
이젠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할 차례다.
우리도 다른 사람을 보게 하고 걷게 하고 다시 일어서게 할 수 있다.
얼마든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단 돈 100원이 아프리카 기아민에겐 하루 양식을 살 수 있는 돈이 될 수 있다.
먹을 것이 없어서 흙을 구워먹는 그들이다.
그들에게 지금 우리가 먹다 버리는 음식,
아무렇게나 뒹굴어 다니는 항생제 한 알은
죽어 가는 그들을 살리는 기적이 될 수 있다.
 
인간의 문제는 인간에게, 인간이 할 수 있기에, 인간은 로봇이 아니기에, 자유인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예수님은 모든 사람에게 기적을 베풀지 않으셨고
당신 스스로 우리들의 지상 임금이 되지 않으셨다.
우리 스스로 얼마든지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고 스스로 통치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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