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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3일 야곱의 우물- 마태 14,13-21 묵상/ 기 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03 조회수346 추천수4 반대(0) 신고
기 적

그때에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거기에서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 곳으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여러 고을에서 그 소문을 듣고 군중이 육로로 그분을 따라나섰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주셨다.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예수님께서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니, 제자들이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아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가량이었다.
 
 
 
 
◆ 아무것도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부자도 없다고 했다. 사람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어디 돈 뿐이랴?
지적장애인들의 생활 시설인 살레시오의 집에는 대건안드레아란 가족이 있다. 이 가족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암기력이 남달리 뛰어나다. 텔레비전에서 보고 들은 일기예보며, 연속극 장면을 잘도 기억하여 목소리도 그럴듯하게 흉내를 낸다. 미사경문도 줄줄 외우고 동작도 잘 따라 해 일명 ‘보좌신부’로 통하기도 한다.

언젠가 시설 직원들에게 대안생리대에 대한 강의를 해주기 위해 몇 분의 손님이 오셨다. 잠깐 여유가 있어 내가 시설 주변 안내를 하는 차에 마당에서 일명 그 보좌신부를 만났다. 그에게 손님들을 3층 다락방 성당으로 안내해 달라고 하고 잠깐 내 일을 보았다. 성당으로 올라간 손님들은 금방 내려오지 않았다. 기도를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한참 후에 내려온 이들의 눈에는 금방 닦은 눈물자국이 보였고, 목소리도 잠겨 있었다. 기도를 하며 참회를 많이 했는가 보다고 생각했다. 손님들은 차를 마시며 눈물의 의미를 고백했다.
안내하던 가족이 성당으로 들어가더니 갑자기 미사를 하더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놀라고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한참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부족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미사 경문을 줄줄 외우는 한 장애인 앞에서 자신들의 신앙이 보잘것없음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장애인들에게 봉사하러 오지만 사실 사람들은 오히려 장애인들한테 많이 배운다. 좋은 머리로 남을 속여 먹기도 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어린이 수준의 지적 능력밖에 지니지 못한 지적장애인들은, 세상은 그렇게 머리 쓰고 남을 속여 먹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알려준다. 사람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어디 돈뿐이랴? 나의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을 때, 세상은 그 나눔으로 풍요로워진다.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살레시오의 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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