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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 승리의 지도자" - 8.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03 조회수440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8.3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민수11,4ㄴ-15 마태14,13-21

 
                                                       
 
 
"영원한 승리의 지도자"
 


얼마 전 신문 스포츠 기사의 제목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승부에는 졌지만 세월에는 이겼다.’
미국에서 왕년의 골프 챔피언이
회갑의 나이에 아들 뻘 되는 현재의 챔피언과
치열한 접전 끝에 애석하게 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비록 승부에는 졌지만
세월이 지난 후에도
그 한결같은 투혼을 높이 기리는 기사였습니다.
 
오늘 말씀의 불세출의 위대한 지도자인 모세와 예수님께도
그대로 적용됨을 봅니다.

당대에는 실패한 지도자였지만
영원한 성공의 지도자인 모세와 예수님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당대에 성공했던 세상에 지도자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세월에 묻혀 다 잊혀져가지만
모세와 예수님은 영원히 빛나는 지도자로 남아있습니다.
십자가상의 예수님, 말 그대로 실패한 지도자의 전형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의 부활하신 예수님은
영원한 승리의 지도자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공과 실패가 아닌
하느님의 눈에 성공이냐 실패이냐가 중요합니다.
 
당대 인간의 눈에  
모세와 예수님은 참 힘없고 돈 없는 실패자였음이 분명합니다.
 
오늘 날 권력과 더불어 온갖 물리적 외적 힘을 지닌
세상의 지도자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지도자상입니다.
 
사실 모세와 예수님뿐 아니라
힘없고 돈 없이 힘겹게 가정을 이끌어 가는 가장들이나
교회나 수도회의 장상들도 꽤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모세와 예수님이 겪은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세와 예수님은 세 요소를 갖춘 참된 지도자였습니다.

진정성과 하느님의 힘, 항구한 섬김의 자세입니다.
 
자기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하느님의 힘으로 진정 섬김에 충실했던 지도자였습니다.
 
이분들은 외적 성공이나 성취에는 추호의 관심도 없었습니다.
 
사방이 닫힌 고립무원의 절망적 상황에서도
하느님과의 소통으로 공동체의 활로를 연 두 지도자였습니다.
 
말 그대로 ‘기도의 사람들’이었고,
기도를 통해 자신을 온전히 비워
하느님의 힘으로 가득채운 ‘하느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음 성경 구절에서 보다시피
두 분 다 지상에서의 무덤이 없다는 사실이
자기 비움에 대한 참 좋은 상징입니다.
‘주님의 종 모세는 그 곳 모압 땅에서
  주님의 말씀대로 죽어 모압 땅에 묻혔는데
  그의 무덤이 어디에 있는지는 오늘까지 아무도 모른다.’
(신명34,5-6).

‘그들이 가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은 이미 굴러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무던 안으로 들어 가 보았으나
  주 예수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루가24,2-3).

이스라엘 자손들의 대책 없는 불평과 불통에
너무나 답답하여 하느님께 바치는 모세의 기도는
얼마나 진솔하고 인간적인지 감동이요 공감입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께 대드는 막말 기도나
하나도 불경해 보이지 않습니다.

“어찌하여 당신이 이 종을 괴롭히십니까?
  …제가 이 백성을 배기라도 하였습니까?
  제가 그들을 낳기라도 하였습니까?‧
  …저 혼자서는 이 온 백성을 안고 갈 수 없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무겁습니다.
  …제발 저를 죽여주십시오.”

사즉생(死卽生)이라 했습니다.
 
모세처럼 이런 기도로
죽음과도 같은 어둠의 터널을 통과한 기도의 사람들,
믿음의 사람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이런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가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이렇게 대들며
막말 기도를 할 수 있는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만도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요.
 
각자 짐이 무겁다고 절망으로 무너져 내릴 것이
모세처럼 기도할 때 활짝 열리는 활로입니다.
 
오늘 복음의 외딴 광야에서
예수님의 처지도 모세와 흡사합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는
사방이 닫혀 있는 절망적 상황에서
예수님의 대응이 위로와 힘이 됩니다.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군중을 풀밭에 자리 잡게 하시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주시니
모두 배불리 먹었다 합니다.
 
찬미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소통의 기적으로 활로를 연 예수님이십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의 활로를 열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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