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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13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04 조회수420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성 요한 마리아 비안나사제 기념일]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2-36

22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뒤]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23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24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25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26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27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28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29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30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 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31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32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33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엎드려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34 그들은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렀다. 35 그러자 그곳 사람들이 그분을 알아보고 그 주변 모든 지방으로 사람들을 보내어, 병든 이들을 모두 그분께 데려왔다. 36 그리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서에는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가는 장면이 두 번 있으며 '풍랑을 가라앉히시다'와 오늘 복음인 '물 위를 걸으시다' 입니다. '풍랑을 가라앉히시다'는 공관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고, 오늘 복음인 '물 위를 걸으시다'는 루카복음서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고 요한복음서에는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이적사화는 각각 다른 사실인지 아니면 하나의 사실이 다르게 전승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마태오와 마르코 기자는 각각 다른 이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루카와 요한 기자는 동일한 이적으로 생각하여 하나의 이적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인 마태오 복음서에는 베드로 사도가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께 가다가 물에 빠진 장면을 기록하고 있으나 다른 복음서에는 이 모습은 기록하지 않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좋은 기회가 마련되어 우리 그리스도교와 관련하여 다방면으로 해박하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목사님과 매주 만나서 성경에 대하여, 우리 그리스도교에 대하여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목사님의 얘기에 의하면 교회에서는 오늘 복음을 자주 인용하며 교회의 가르침을 의심하면 베드로 사도가 물에 빠진 것처럼 벌을 받는다며 교우들에게 겁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설교하는 방대한 메뉴얼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설교에 아무런 의심없이 무조건 아멘! 아멘! 하며 화답하고 있으므로 그 어떤 못된 짓을 하여도 지지성향이 변하지 않는 우리 정치풍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할 때마다 우리 가곡인 '희망의 나라'는 오늘 복음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희망의 나라'의 노래 말보다 오늘 복음을 잘 설명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하여 '희망의 나라'의 노래 말을 옮겨봅니다.

배를 저어가자 험한 바다물결 건너 저편 언덕에
산천경개 좋고 바람 시원한 곳 희망의 나라로
돛을 달아라 부는 바람 맞아 물결 넘어 앞에 나가자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한 곳 희망의 나라로

밤은 지나가고 환한 새벽 온다 종을 크게 울려라
멀리 보이나니 푸른 들이로다 희망의 나라로
돛을 달아라 부는 바람 맞아 물결 넘어 앞에 나가자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한 곳 희망의 나라로

위 노래 말에서 '희망의 나라'가 바로 하늘 나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그 하늘 나라는 자유, 평등, 평화, 행복이 가득한 나라입니다. 위 노래 말을 작사, 작곡하신 현 제명 선생님이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우리 신앙의 정수를 정확히 꿰뚫고 계신 분이며, 우리 그리스도 교인이 아니라면 우리 모습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우리가 배를 타고 강이나 호수를 건너가는 것은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것입니다. 이 언덕은 차안(此岸)이며 저 언덕은 피안(彼岸)입니다. 차안은 고통의 세계이며 피안은 희망의 세계이고, 또 차안은 중생의 세계이고 피안은 깨달음의 세계입니다. 우리 신앙에서는 이 언덕은 불의의 세계이며 저 언덕은 진리의 세계인 하늘 나라입니다. 제자들에게 부여된 사명은 불의의 세상을 하늘 나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늘 나라를 목적지로 정하고 어려운 항해를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이런 사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하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불의한 사람들만이 하늘 나라를 방해할 것입니다. 불의한 사람들을 분별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으며, 지배세력을 불의한 자들로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민중들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여러 율법을 만들어서 억압해야 하므로 우리가 자유를 누리는 것을 방해하고 있으며, 또 민중들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출신 성분이나 지위 등에 차별이 있어야 하므로 평등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이런 지배 세력들이 전쟁을 일으켜서 민중들을 사지로 내 몰고 있으므로 민중들이 평화를 누리는 것을 방해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행복을 앗아가는 사람들은 대대로 지배 세력들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도 불의한 친일 세력이 계속하여 지배세력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조국의 참상은 외면하고 일제에 빌 붙어서 자신들의 영화를 누렸고, 해방 후에는 이승만에게 붙어서 지배세력으로 군림하였고, 군사독재 때에는 박정희와 전두환에게 붙어서 여전히 지배세력으로 군림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바로 이런 자들의 후예들이 대를 이어서 지배세력이 되었고 자신들의 뜻에 저항하는 자는 가차 없이 부엉이 바위로 내 몰고 있습니다.

이런 자들의 상투수단은 법대로 입니다. 그들의 법은 그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민중들에게는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이므로 갈수록 더 가혹한 법을 만들어서 국민들의 귀와 입을 막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등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배 세력인 주류 사회에 편입하려면 앞 다퉈 충성경쟁을 해야 합니다. 법을 만드는 입법부는 행정부 수반의 충견이 되어 통법부가 되었고, 고위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충성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전쟁도 불사하고 있으므로 민족의 평화공존에는 관심도 없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지배를 더 견고히 하는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하늘 나라를 방해하는 이런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셨으며, 또한 그들이 가진 힘이 무서워서 하늘 나라 건설을 포기하려는 나약한 저희들에게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시며 딱 두 말씀만을 알려 주셨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우리 사회를 생각하며 이러한 묵상을 하였지만 이 말씀은 변화를 바라는 어디에서나 모두 통용되는 진리의 말씀입니다.  

저 언덕을 가기 위해서는 맞바람이 불더라도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야 하듯이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피안에 이를 수 있으므로 到彼岸이 하늘 나라라는 사실을 묵상하였으며, 자유, 평등, 평화, 행복이 가득한 하늘 나라를 목적지로 정하고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늘 나라의 포구에 닻을 내릴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 있어야 하고 유령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유령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함께 묵상하였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하늘 나라로 나아가는 항해는 굳건한 믿음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성자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주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알려주는 교회가 되고
저희는 주님의 가르침을 의심하지 않고 굳건히 믿어서
불의한 세력들의 갖은 박해에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실천하여
기어이 이 땅에 하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도록
지혜의 성령님을, 깨우침의 성령님을 보내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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