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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믿음 약한 베드로?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04 조회수988 추천수11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8주간 화요일 - 믿음 약한 베드로?

 

 

 

1915년 1차 세계대전 중이었습니다. 이 해에 에디스 케벨이라는 영국인 간호원이 어쩌다 그가 근무하던 독일 야전병원에서 영국 병사 포로가 탈주하는 것을 도와주었다는 죄목으로 인하여 체포되어 독일군에게 총살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처형 전 독일 재판소는 그녀에게 "같은 민족인 영국 병사를 탈주시킨 것은 당신이 영국인 간호원이었기에 영국을 향한 애국심의 발로였던가?" 하며 준엄하게 질문하였을 때 에디스 케벨은 조금도 주저함 없이 “아닙니다. 애국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를 탈주시킨 것은 오직 그리스도를 모방했을 뿐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어떤 때는 그리스도를 그대로 모방하려는 것이 교만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가끔 “예수님이라면 그렇게 하셨을까?”라고 충고를 하면, “우리가 예수님이야? 우리가 예수님이랑 같아?”라는 식으로 예수님을 따라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어쩌면 인간으로서 교만한 생각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걷는 모습을 보고 그것까지 따라하려고,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라고 말합니다.

베드로는 인간이기에 물 위를 걸을 수 없고, 예수님은 하느님이시기에 물 위를 걷는 것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베드로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까지 따라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베드로가 그렇게 청한 것이 교만에서 나온 행동일까요?

먼저 풍랑이 이는 갈릴레아 호수를 밤에 배를 타고 건너보신 일이 있으신 분은 그 출렁이는 시커먼 바다에 발을 내어딛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믿음이 요구되는지 잘 아실 것입니다. 저도 성지순례 때 바람이 이는 밤에 나룻배를 타고 흔들흔들 거리며 갈릴레아 호수를 건너보았고 베드로가 걸었다는 물을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시커멓고 출렁이는 물은 바라보는 것만도 끔찍했습니다.

자신도 그 위를 걸어보겠다고 말했던 베드로의 믿음은 어쩌면 사도들 중의 으뜸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베드로에게는 물 위를 걷는 것이 특별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스승이 그렇게 하기에 자신도 그렇게 해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스승이 하는 것을 모방하려 하는 마음에 그렇게 청했고 그 청으로 인해서 유일하게 물 위를 걸은 사람으로 기록되게 된 것입니다.

제자란 무엇이든 스승을 모방하려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신의 삶과 다르지 않고 닮은 삶을 살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주셨고 그래서 우리 삶의 모델이 되신 분입니다. 베드로는 어쩌면 모든 것에서 스승을 모방하려는 가장 제자다운 제자였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꾸짖은 것은 그가 건방지게 물 위를 걷기를 청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따라하면서도 온전히 따라하지 못할 것이라는 약한 믿음과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제자들은 감히 유령처럼 물 위를 걷는 분에게 자신도 따라 해도 되느냐고 여쭙기도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엘리야가 하늘로 오르기 직전에 그의 제자 엘리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나를 너에게로부터 데려가시기 이전에, 내가 너에게 해 주어야 할 것을 청하여라.”

엘리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스승님 영의 두 배를 주십시오.”

엘리야는 스승 된 입장으로서 황당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제자라고 키워놓았더니 자신보다 두 배의 능력을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스승을 뛰어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능력을 받습니다.

저의 교수 신부님은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넘어서는 제자가 나온다면 나는 정말 기뻐서 펄쩍펄쩍 뛸 것이다.”

참다운 스승은 제자가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 스승으로서의 참 기쁨일 것입니다. 스승을 넘어서려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이 좋은 것인데 하물며 스승을 그대로 모방하려고 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베드로는 자신의 스승이 하는 것은 무엇이거나 따라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참 스승님으로서 우리에게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하도록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베드로는 물 위를 걷는 것까지도 따라하려 했기 때문에 물 위를 걸은 최초이자 마지막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자칫 베드로의 약한 믿음이 부각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저는 당시에 베드로가 가장 용감했고 가장 믿음이 강했고 가장 제자다운 제자였다고 느낍니다.

우리도 항상 ‘지금 이 순간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어떻게 그분처럼 살아?’가 아닌, ‘그분의 제자는 그분처럼 살아야 돼!’라고 말하며 매 순간 모든 것에서 그분의 삶을 모델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 되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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